“수백 마리 새 떼가 울었다” 튀르키예 지진 전 일어난 현상…지진 예측은 가능할까 [이슈크래커]

입력 2023-02-0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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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인접국 시리아에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최소 수천 명의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비극적인 사고에 전 세계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지진 발생에 앞서 새 떼의 이상 행동이 포착됐다고 합니다. “튀르키예 지진 전 새들의 행동”이라는 설명과 함께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수십 마리의 새 떼가 나무 꼭대기에 모여 앉아 울부짖는데요. 이를 본 누리꾼들은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만약 사실이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사실에 안타까움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튀르키예 덮친 ‘히로시마 원폭 32개’ 규모 대지진…사망자 최소 4300명

이날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서부는 쑥대밭이 됐습니다. 시작은 규모 7.8 강진이었습니다. 지진학연구소 전문가에 따르면 히로시마 원자폭탄 32개 이상의 에너지를 가졌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이 지진은 오전 4시 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발생했습니다. 여파가 가시지 않은 오후 1시 24분, 튀르키예 남동부 도시 카흐라만마라슈 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뒤따랐습니다.

두 차례에 걸친 강진과 80여 차례에 달하는 여진에 현재까지 사망자 최소 4300여 명, 부상자 2만 명에 달합니다. 건물도 5606채 이상 무너졌죠. 영하 7도의 혹한에 구조 작업이 늦어져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양국은 내무부, 주지자, 국방부 병력 등 전력을 투입해 생존자 수색에 나섰습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구호 요청에 미국, 스웨덴, 핀란드를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서 지원을 약속했죠. 윤석열 대통령도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에 우리 군 수송기를 이용한 구조 인력 급파와 긴급 의약품 지원을 지시했습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AP/뉴시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AP/뉴시스)
새 떼로 지진 예측 가능할까…

막대한 피해를 주는 지진을 예측할 수는 없었을까요. 일부는 동물들의 이상 행동이 그 징조였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대지진 전 동물들의 이상 행동에 대한 기록은 적지 않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8만6000명 이상에 달하는 규모 8.0 2008년 쓰촨성 대지진 사흘 전 두꺼비 떼가 대이동했다는 일화는 대표적이죠. 2011년에는 뉴질랜드에서 규모 6.0 강진 전 돌고래 집단 폐사가 발견됐습니다. 이외에도 △2019년 6월 쓰촨성 이빈시(市)의 진도 6.0 지진 발생 전 출몰한 박쥐 떼 △2022년 쓰촨성 규모 6.8 강진 전날 하늘을 뒤덮은 수천 마리 새 떼 △2016년 9월 경주의 규모 5.8 지진 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포착된 수만 마리 개미 떼 행렬은 유명합니다. ‘지진운’이나 얕은 물에서 빌견되는 심해 어종도 지진의 전조로 여겨지죠.

다만 이런 현상이 지진과 연관이 있는지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이상 자연 현상을 대지진의 단초로 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본래도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는 동물들의 행동 중 자연재해로 인한 이상 행동만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USGS나 다른 어떤 과학자도 대지진을 예측한 적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나아가 “우리는 그 방법을 모르며 근미래에 예측법을 알게 될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했죠.

그러나 동물 이상행동과 지진이 관계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1975년 중국에서 발생 7.3 규모의 하이청 대지진은 지역 주민을 사전 대피시킨 성공적인 예측 사례로 알려졌는데요. 대피 조치로 15만 명의 사망자를 2000여 명으로 줄였다고 평가받습니다. 이때 중국 지진국은 뱀이 도로에서 얼어 죽고 말이 날뛰며 개구리 떼가 대이동했다는 제보를 종합해 지진의 전조로 판단했죠.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2017년 발간한 ‘동물 이상행동과 지진전조 가설검증 연구동향 및 한계점’에서는 실증 검증이 어려우나 동물 이상행동이 대형재난 발생과 어떠한 연관이 있다고 보는 것이 다수 과학자의 공통 견해라고 설명합니다. 다만 대형 재난 자체가 빈번하지 않은 만큼, 지진이 동물 행동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발견하기는 어렵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입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과학자들이 동물 대신 지각 연구하는 이유

동물들의 이상 행동에 상관관계가 있더라도 지진 예측은 어렵다는 게 과학자들의 중론입니다. 대신 과학자들은 다른 방안을 찾아 나섰죠.

지진 예측이 불가능에 가까운 건 날씨처럼 단기 예보가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대신 중·장기 확률 예보에 집중합니다. 지진을 유발하는 단층이 어디에 어떻게 분포해 있는지 파악하는 건 이를 위함입니다.

예컨대 튀르키예는 ‘아나톨리아판’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라시아판, 아프리카판, 아라비아판 등 여러 지각판이 충돌해 지진이 빈발하는 지역이죠. 실제로 튀르키예에는 규모 5 이상 강진이 주기적으로 발생해왔습니다. 1999년 7.8 규모 대지진, 2011년 7.2 규모 강진, 2019년 5.6 규모 지진과 같은 해 수도 이스탄불 근교 규모 5.8 지진 등 5년에 한번 꼴로 주지할만한 지진이 발생하고 있죠.

이번 지진도 동아나톨리아 단층대로 알려진 지진 활동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USGS 연구원은 이번 지진이 두 개 지각판이 서로 수평으로 미끄러지는 주향이동단층(스트라이크슬립)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합니다. 단층의 상반과 하반이 수평으로 교차하며 단층대를 따라 지진이 발생한 거죠.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에서 연쇄 대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전망합니다. 북아나톨리아 단층대 움직임에 따라 대규모 지진이 다시 발생할 거란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나톨리아판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북쪽 단층에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죠. 북아나톨리아 단층에는 인구 1600만 명의 대도시 이스탄불이 자리해, 강진이 발생하면 이번 지진 이상으로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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