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나보다 더 유명? 그건 못 참지 '해시태그 시그네'

입력 2023-01-1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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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시그네' 스틸컷 (판씨네마(주))
▲'해시태그 시그네' 스틸컷 (판씨네마(주))
훔친 물건을 전시하면서 행위예술계에서 일약 스타가 된 남자친구 토마스가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하자, 주인공 시그네는 참을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소외감, 질투, 인정욕구가 한데 얽힌 그는 자기 파괴적인 선택으로 세상의 관심을 끌기로 한다.

11일 개봉하는 북유럽 영화 '해시태그 시그네'는 사랑하는 연인마저도 관심을 나눠갖는 경쟁 상대로 인식해 파국으로 향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작품이다.

너무 유명해진 남자친구에 비해 주변의 관심을 전혀 사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불만스러운 주인공 시그네(크리스틴 쿠야트 소프)는 있지도 않은 견과류 알레르기에 시달리는 연기를 하더니, 나중에는 인터넷에서 피부 괴사를 일으킨다는 독약까지 구해 먹는다.

험악하게 망가져버린 얼굴 덕에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심지어는 ‘내 모습이 어떻든 내 자신을 사랑하라’는 류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상업 의류 브랜드의 광고까지 따내지만, 그럴수록 약의 부작용도 심각해진다.

▲'해시태그 시그네' 스틸컷 (판씨네마(주))
▲'해시태그 시그네' 스틸컷 (판씨네마(주))

노골적으로 징그럽게 표현된 배우의 피부는 영화의 비판적인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중요 요소다. 제작진은 퉁퉁 부어 터져버린 피부 사이로 시뻘건 피가 비치는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전문 보형물 디자이너를 섭외했다고 한다.

멀쩡한 얼굴보다 망가진 얼굴로 출연하는 분량이 더 많은 시그네 역의 크리스틴 쿠야트 소프는 짧게는 2시간부터 길게는 7시간까지 특수 분장을 받아야 했다.

엎드려있던 책상에 맞닿아 있던 그의 얼굴이 ‘쩌어억’하고 떨어져 나가는 막간의 장면은 호러, 고어 장르의 영향도 가늠케 하는데, 배급사 판씨네마가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감독은 바디호러물의 선구자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영화를 보고 인공 보형물을 활용한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해시태그 시그네' 스틸컷 (판씨네마(주))
▲'해시태그 시그네' 스틸컷 (판씨네마(주))

영화는 ‘남자친구보다 주목을 못 받을 바에는 차라리 극도로 불행해지겠다’는 자기파괴적 인식과 ‘여자친구가 얼마나 괴롭든지 간에 내 예술활동으로 주목받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자기중심적 인식이 근본적으로 모두 극단적 나르시시즘임을 지적한다.

시그네 역의 크리스틴 쿠야트 소프, 토마스 역의 아이릭 새더는 불안과 만족을 오가는 미묘한 얼굴과 몸동작 연기로 감독의 연출 의도륵 정확히 표현해내며 관객의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해시태그 시그네'는 지난해 8월 국내 개봉해 잔잔한 입소문을 탄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를 만든 북유럽 영화제작사 오슬로 픽처스의 신작이다. 스마트폰과 SNS가 대중화된 곳에 사는 사람들 누구에게라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통찰을 담으면서 지난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연출을 맡은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은 " ‘시그네’와 ‘토마스’가 각자 어떠한 행동을 하게 하는 동기는 모두 두 사람 사이의 경쟁적인 관계로 인해 촉발되는 것”이라고 짚으면서 “현대인의 일상과 문화 속에 있는 블랙 코미디적 요소를 녹여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해시태그 시그네’, 11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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