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빼빼로데이에 상표권 침해 경고장을 보낸 이유

입력 2023-0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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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엘앤비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롯데제과 법무팀은 지난해 빼빼로데이(11월 11일)를 앞두고 다수의 온라인 쇼핑몰에 ‘빼빼로’라는 명칭을 사용한 판매자들에게 상표권 침해 경고장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빼빼로데이’가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유행하게 된 것을 롯데제과가 상업적으로 활용한 점을 고려했을 때 롯데제과의 이러한 경고장 발송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롯데제과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권리 주장을 할 수밖에 없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상표권 등록 후라도 지정상품에 대해 보통명칭화 내지 관용표장화가 되면 상표권 침해 주장이 불가능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초코파이’ 상표권 사례다. 오리온(구 동양제과)은 초코파이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조해 판매했고 1976년 ‘오리온초코파이’에 대한 상표권을 획득하였다. 초코파이가 인기를 끌자 롯데제과에서도 초코파이 제품을 출시하고, 1980년 ‘롯데 쵸코파이’에 대한 상표권을 획득했다.

위기감을 느낀 오리온은 1997년 롯데제과의 ‘롯데 쵸코파이’ 상표에 대해 무효심판을 제기한다.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대법원은 2001년 ‘초코파이’는 ‘원형의 작은 빵과자에 마쉬맬로우를 넣고 초코렛을 바른 제품’을 의미하여 해당 상품에 대해 보통명칭 내지 관용상표가 되었다고 하면서 식별력을 상실하였다고 판시하였다. 즉, ‘초코파이’는 소비자가 브랜드가 아닌 제품의 종류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므로 상표로서 기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통명칭화로 상표권의 권리행사가 제한되거나 무효가 된 사례는 적지 않다. ‘불닭’, ‘지프(JEEP), ’아스피린(ASPIRIN)’은 모두 처음에는 등록된 상표였지만, 상표가 유명해진 후 상품에 대한 고유명사로 기능하게 되면서 상표권이 무효가 된 사례들이다. 롯데제과는 이러한 보통명칭화의 리스크를 줄이고자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판단된다.

상표가 유명해진다고 하여 항상 보통명칭화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리스크는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에 대한 상표를 등록할 경우라면 더욱 유의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상표를 고유명사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등록된 상표를 사용할 경우라도 제품의 종류를 나타내는 단어를 병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 레고는 ‘레고를 가지고 논다’ 대신 ‘레고 브릭을 가지고 논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하는 브랜드 사용 안내문을 회사 홍보자료에 넣었다.

이태영 엘앤비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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