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여정 멈췄지만…韓 축구 미래 봤다

입력 2022-12-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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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강인, 조규성, 백승호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강인, 조규성, 백승호 (연합뉴스)

9%.

지난달 미국의 한 조사업체가 예상한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이다. 모두가 고개를 내저었지만, 태극전사들은 91%의 투지를 더해 ‘도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캡틴’ 손흥민은 마스크 속에 통증을 숨기며 그라운드를 누볐고, ‘황소’ 황희찬은 몸이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각오로 싸웠다. 이들의 희생정신은 벤투호를 더 끈끈하게 연결했다.

세계 최강 브라질의 벽에 가로막혀 8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우린 그보다 더 값진 것을 얻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이강인, 백승호, 조규성의 발굴이다.

브라질의 단단한 벽…분위기 바꾼 건 ‘주장’ 손흥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4로 패했다.

벤투호는 그간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 강호들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은 경기를 보여줬지만, 문제는 체력이었다. 손흥민, 김진수, 조규성 등 주전 선수들은 조별리그를 풀타임으로 뛰고, 16강전에 나섰다.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김진수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몸이 안 움직였다. 더 뛰고 싶었고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머리로는 생각을 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브라질 선수들은 일찍이 경기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회복했다.

그 차이는 초반부터 드러났다. 삼바 군단은 경기 시작 36분 안에 연속 네 골을 터뜨리며 한국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전반 6분, 하피냐가 황인범의 태클을 피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찔러준 패스가 골로 연결됐다. 이어 4분 만에 정우영이 히샤를리송에게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네이마르가 키커로 나서 추가 골을 넣었다. 이후 전반 29분 히샤를리송이 한국 수비수 다섯 명을 뚫고 세 번째 골을 쐈고, 이어 6분 뒤 비니시우스가 높게 띄운 공을 파케타가 발리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정신이 번쩍 든 태극전사들은 후반 들어 달라졌다. 분위기를 이끈 건 주장 손흥민이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마자 손흥민이 뒤에서 날아오는 공을 향해 내달렸다. 그는 강력한 슈팅을 통해 코너킥 기회를 얻어냈고, 한국으로 기세를 끌어왔다. ‘캡틴’의 투지 덕이었을까. 결국 골이 터졌다. 후반 31분 볼 경합 과정에서 페널티 아크에 흐른 공을 백승호가 논스톱으로 걷어찼다. 브라질 골키퍼의 몸을 스친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벤투호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준 만회 골이었다.

▲6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후반전 백승호가 중거리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후반전 백승호가 중거리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 백승호, 조규성…한국 축구 미래 주역들 확인

비록 브라질엔 완패했지만, 한국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목표로 했던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선 안와골절 부상을 딛고 마스크 투혼을 펼친 손흥민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조규성(전북)은 대표팀 주축 공격수로 거듭났다. 그는 애초 황의조(올림피아코스)의 백업 정도로 여겨졌으나, 올해 K리그1에서 17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소속 팀에서의 활약으로 생애 첫 월드컵 출전 기회까지 잡았다. 이번 월드컵에선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 교체 출전 이후 가나, 포르투갈과 2, 3차전에 이어 브라질과 16강전까지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특히 가나전에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월드컵에서 헤더로만 2골을 넣는 등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표팀에 합류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이강인(마요르카)도 입지를 굳혔다. 이강인은 월드컵 개막 직전 최종 명단에 극적으로 이름을 올렸고, 조별리그 우루과이, 가나전에 교체 출전, 포르투갈전에서는 처음 선발로 나섰다. 그는 가나전에서 교체 투입된 지 1분 만에 ‘택배 크로스’로 조규성의 멀티 골을 도왔다.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벤치에서 지켜봤던 백승호도 브라질전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을 터뜨리며 뚜렷한 가능성을 입증, 더 나아갈 한국 축구의 미래를 암시했다.

손흥민은 대회를 마치면서 카타르에서 활약한 후배들에 대해 “꾸준히 잘 해줘야 하고, 앞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잘해야 한다”며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실력을 펼쳐 자랑스럽고, 이게 끝이 아니고 앞으로 더 잘하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한편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번 경기를 끝으로 한국 대표팀과의 동행을 종료한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을 마친 뒤 “한국 대표팀과 감독직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지난 9월 이미 결정을 내렸다. 대한축구협회와 선수들에게 내 결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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