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거] 나는 붕세권에 삽니다…최신 트렌드는 ‘까만 붕어빵’

입력 2022-12-01 15:36 수정 2022-12-0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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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들어봤니 붕세권.

손발이 꽁꽁, 입김이 절로 나는 계절이 오면 ‘이곳’의 위치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는데요. 내 집 앞을 빛나게 하는 ‘이곳’. 추운 겨울을 그 누구보다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은 달콤한 든든함이 함께하죠.

바로, 겨울철 대표 간식 붕어빵을 파는 가게인데요.

어린 시절 겨울이 다가오면 길거리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붕어빵은 이제 희귀한 존재가 돼 버렸습니다. 찬 바람이 불어오면 마치 약속한 듯 나타나던 붕어빵 가게가 사라진 거죠. 당연한 곳의 부재라니… 왠지 모를 허탈함에 애타게 찾아 헤매게 되는데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도대체 붕어빵은 어디 있는 거야”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붕세권 앱’까지 등장했죠. 추운 날 붕어빵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어주는 고마운 존재인데요. 붕어빵을 파는 곳의 위치를 지도 위 하트 표시를 통해 알려주는 것은 물론 가격과 평점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몇 없는 붕어빵 판매상 앞에 긴 줄이 늘어져 있는 모습을 흔히 만나볼 수 있는데요. 생각지도 못한 줄에 놀라면서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붕어빵을 한번 눈에 담고 나면 이끌리듯 긴 줄의 뒤로 서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되죠.

길거리 노점상 외에도 전문적으로 붕어빵을 파는 가게도 속속 등장했는데요. 배달 앱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보니 오픈 시간에 맞춰 붕어빵을 주문하는 빠른 손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요즘 붕어빵의 추세는 바로 ‘까만 붕어빵’인데요. 겉 반죽이 까만 것이 아닌 내용물이 가득해 마치 ‘시스루’처럼 비치게 되는 앙금 가득 붕어빵을 말합니다.

붕어빵을 반으로 쪼개면 가득한 팥앙금이 자신의 존재를 뽐내는데요. 누가 더 까만 속살을 더 잘 비치는지 그 ‘까만 퍼센티지’를 자랑하는 가게와 리뷰들도 가득하죠.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10월 29일 자 방송에서도 배우 차서원이 걸어서 2분 거리 붕세권을 자랑하며 집 앞 붕어빵을 소개했는데요. 출연진들은 반죽 10%, 팥앙금 90%의 멋진 ‘까만 퍼센티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워낙 ‘꽉 찬 속’에 집착하던 민족이기 때문일까요? 머랭으로 만든 쿠키(꼬끄)에 크림을 살짝 넣어 만든 간단한 디저트 마카롱도 한국에서 많은 변신을 거듭했죠. 그 자태가 많이 비대해진 건데요. 꼬끄는 그저 포장지같이 느껴질 정도인 크림 가득 ‘뚱카롱’의 등장이죠. 크림 종류도 다양한데 심지어 과일, 과자 등을 박아넣은 무게감 있는 ‘뚱카롱’도 줄을 이었습니다.

와플도 마찬가지인데요. 분명 처음에는 구운 와플 한쪽엔 사과잼, 한쪽엔 생크림을 얇게 바른 모습이었는데, 어느새 크림양에 도저히 입을 다물 수 없게 되어 버렸죠.

이런 ‘진심’을 어찌 붕어빵이 외면할 수 있었을까요. 어느 매장이 더 까만가를 대결하는 요즘입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오리지널 붕어빵만큼 사랑받는 ‘신상 붕어빵’도 많은데요. 고전 ‘팥앙금’의 아성을 뛰어넘을 새로운 도전자들이 많이 생겼죠. 가장 많이 알려진 2인자가 바로 슈크림입니다. 일명 ‘슈붕’이라 불리는 붕어빵인데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의 ‘슈붕’은 팥앙금만큼이나 고정 소비층이 확실한 상품이죠.

크림치즈와 팥이 달콤함을 더한 크림치즈 붕어빵부터, 피자붕어빵, 치즈붕어빵 등 저마다의 속살을 자랑하는 붕어빵들이 가득한데요. 속살 만큼이나 크기도 다양해졌습니다. 한입에 쏙 넣어 먹을 수 있는 미니 붕어빵도 인기죠. 팥부터 슈크림, 초콜릿, 치즈, 블루베리 등 작지만 다채로운 맛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외국물을 먹은 붕어빵도 등장했는데요.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붕어빵이랄까요? 플레인이라 불리는 이 붕어빵은 크런치한 크루아상 파이 반죽에 각설탕을 뿌려 기존 익숙한 붕어빵의 식감과는 다른 색다름을 주고 있습니다.

어서 빨리 먹고 싶은 이 붕어빵. 요즘 앱을 통해 위치를 찾았다가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은데요. 가볍게 먹는 간식이라 여겼던 붕어빵이 결코 가볍지 않은 가격으로 맞이하기 때문이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1000원을 손에 쥐고 4~5개를 하얀 봉투에 담아왔던 기억은 그저 기억으로 두어야 합니다. 1000원에 단 한 마리만을 받아볼 수도 있는데요. 이처럼 붕어빵이 ‘서민 간식’에서 비켜난 이유는 원자잿값 상승에 있습니다.

붕어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팥, 설탕, 밀가루 등이 작년과 비교해 크게 올랐기 때문이데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지수는 113.1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나 올랐습니다. 특히 식용유와 밀가루는 1년 전보다 30% 넘게 상승했고, 붕어빵 판에 꼭 필요한 LPG 가스 가격도 프로판 1%에 2455원으로 전년 대비 6.1% 인상됐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30일 수입산 붉은 팥 40kg의 도매가격은 27만200원으로 나타났는데요. 평년보다 45% 가량 치솟았습니다.

높은 원자잿값에 수익을 낼 수 없어 길거리 노점상도 많이 줄었는데요. 음식을 팔아도 남는 게 없어 장사를 접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나마 자리를 지키던 붕어빵 가게조차 장사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된 것이 ‘붕세권’이 뜨게 된 이유입니다.

머리부터 먹을까 꼬리부터 먹을까. 고민하며 친구들과 나눠 먹던 붕어빵이 그 시절 추억만큼이나 귀해졌는데요. 뜨겁고 가득한 팥앙금에 입천장을 데며 ‘따뜻한 시간’을 나눈 그때가 더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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