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은행 수신금리 5% 밑으로 '뚝'... 예금 갈아타기 언제?

입력 2022-11-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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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금융권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시중은행 연 5% 예금금리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일제히 5% 밑으로 내려갔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금융권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시중은행 연 5% 예금금리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일제히 5% 밑으로 내려갔다. (연합뉴스)

무섭게 오르던 은행 수신금리가 멈췄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시중은행의 대다수 예금의 금리는 연 5.0%를 훌쩍 넘겼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소비자들은 0.1%라도 더 높은 상품으로 갈아타기 위해 눈치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예상처럼 올라가지 않자 적지 않게 당혹해 하는 모습입니다. 이미 금리가 선반영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잇따라 수신금리 인상에 대해 경고성 멘트를 날리면서 높은 금리로 갈아타기 위한 대기성 자금이 당분간 발이 묶일 처지에 놓였습니다.

금융당국 엄포에, 시중은행 5% 예금 실종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예금상품 중 연 5% 넘는 곳은 하나은행 한곳입니다. 나머지 은행들은 연 5% 금리 상품을 모두 4%대로 내렸습니다.

우리은행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전날 기준 1년 만기에 연 4.98%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상품은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 중 가장 먼저인 지난 13일 1년 만기에 연 5.18%의 금리를 제공, 연 5% 예금 시대를 연 대표적인 상품입니다.

하지만, 다음날인 14일 연 4.98%로 내려간 뒤 계속해서 5%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WON플러스 예금의 경우 시장금리(은행채 기준)를 토대로 정책금리를 반영해 매일 적용금리가 달라집니다. 정책금리는 우리은행의 자금운용계획에 따라 매일 변경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은행채가 하락했기 때문에 예금 금리도 자연스럽게 내려갔다는 게 은행 측 설명입니다. 실제로 12개월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 25일 기준 연 4.860%로 2주 전인 지난 11일의 연 5.013%와 비교하면 소폭 내려갔습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 금리는 전날 기준 연 4.7%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상품은 매주 시장금리를 반영합니다. 지난 14일 처음으로 연 5%대에 올라섰지만 불과 2주도 안 돼 금리가 0.3%포인트(p)가량 하락했습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의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전날 기준 연 5.1%로 2주 전과 변동이 없지만 상품구조에 변동이 생겼습니다. 지난 14일에는 기본금리만으로 연 5.1%였지만 현재 기본금리는 연 4.8%로 떨어졌습니다. 대신 0.3%p의 특별우대 금리가 더해져 연 5.1%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특별우대 금리는 언제든 변경 또는 중단이 가능한 만큼 사실상 5.0% 금리가 깨졌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대표 정기예금 상품 중 연 5%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연 5.0%)이 유일합니다.

저축은행 조달금리 너무 올라, 이자비용 등 리스크... 금융당국 압박

정기예금 금리가 갑자기 하락세에 접어든 이유는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경쟁에 대해 자제령을 발동한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당국의 당부가 사실상 경고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만큼 곧바로 금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수장이 나란히 지나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언급했습니다. 자금 변동성이 큰 연말에 금융사들이 앞다퉈 수신금리를 올리면 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대출금리 상승이 이어져 각종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업권간, 업권내 과당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금리는 시장에 맡기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이례적이고 특이한 상황이라 수신 쪽에 권고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보다는 자금 확보를 위한 과당경쟁이 일어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자금난이 심각해 질 것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시중은행 금리 인상은 정기예금 등 수신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에 압박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수신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만 안정적으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신금리를 올려야 했습니다.

저축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금리가 최소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이 격차가 크게 좁혀졌습니다. 저축은행은 울며 겨자 먹기로 금리를 올렸고, 이자비용 증가로 추후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습니다.

저축은행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예금 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하는데 현재 자금 경색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당국은 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시켜 2금융권의 어려움을 막겠다는 취지로 금리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대출 금리는 천정부지로 뛰는데... 소비자 부담 커질 듯

일각에서는 대출금리가 고공비행을 지속하는 가운데 수신금리만 제한할 경우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5.280∼7.805%까지 올랐습니다.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2010년 1월 공시 이후 가장 높은 3.98%까지 뛰었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급등하고 은행채 등 시장금리도 오르면서 은행의 조달 비용이 늘었는데, 그 부담이 결국 대출자에 떠넘겨진 셈입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연 6.218∼7.770%) 역시 8%대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연 5.200∼7.117%)와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5.230∼7.570%)도 7%를 훌쩍 넘었습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대출 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24일 기준금리 상승 폭(0.25%포인트)만큼만 더 높아져도 현재 7%대 후반인 대출금리 상단이 8%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입니다.

대출금리는 높은데 예금금리는 낮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예금 금리를 억제하려면 대출 금리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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