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양면점퍼·위생 모자…치밀하게 범행 계획한 전주환

입력 2022-09-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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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전주환(가운데)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로 호송돼 유치장으로 들어서는 모습.  (뉴시스)
▲사진은 전주환(가운데)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로 호송돼 유치장으로 들어서는 모습. (뉴시스)

'신당동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이 범행 전 피해자 집을 방문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범행 도구부터 피해자가 일하는 근무지를 알아보기까지.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진술과 엇갈리는 근거들이 포착되고 있는데요. 이 같은 범죄 중대성과 잔인성 때문에 그의 신상도 공개됐습니다. 지독한 스토킹에 치밀하게 계획된 '보복 살인'에 이른 전주환의 민낯을 들여다 봅니다.

'공기업' 서울교통공사 입사한 전주환…동기 스토킹하다 살해

전주환은 2018년 공기업인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했습니다. 3년간 불광역 역무원으로 근무했는데요. 입사 동기인 피해자를 신입사원 교육에서 만나 친해졌고, 만남을 강요하다 스토킹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초 350여 차례 불법 촬영물을 피해자에게 전송하는 등 스토킹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죠. 같은 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합의를 요구하며 재차 스토킹을 이어나갔습니다.

결국 전주환은 피해자 불법 촬영과 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 스토킹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에서 징역 9년 형을 구형받고 선고를 앞두고 있던 그는 선고 하루 전날인 14일, 신당역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던 피해자를 따라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1시간 10분 동안 피해자가 나타나길 기다렸다고 합니다. 피해자는 화장실 내 비상벨을 누르며 저항했지만 병원으로 이송돼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주환(가운데)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로 호송돼 유치장으로 들어서는 모습.  (뉴시스)
▲전주환(가운데)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로 호송돼 유치장으로 들어서는 모습. (뉴시스)

치밀하고 계획적으로…전주환의 행적

전주환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의 행적을 살펴보면 '계획적 범행'에 무게가 실립니다. 범행 당시 도구를 미리 준비했고 위생 모자를 쓰기도 했습니다.

범행에 앞서 그는 5일, 9일, 13일 피해자가 과거에 살던 집을 세 차례나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행 당시 때와 같은 점퍼, 같은 가방을 착용한 채 피해자가 예전에 살던 집 근처를 맴돌다 주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죠. 범행 한 달 전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에서 피해자 근무지뿐 아니라 옛 주소를 알아내기도 했습니다. 스토킹과 협박 등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직위해제 상태였지만 '휴가 중인 직원'으로 분류돼 내부망에 접속할 수 있었답니다.

범행 당일, 전주환은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오후 1시 20분께 자신의 집 근처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1700만 원을 찾으려고 했으나 한도 초과에 걸려 실패했습니다. 다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집으로 돌아와 범행 도구인 흉기와 위생모자 등을 챙긴 뒤 2시 30분께 집을 나섰습니다.

전주환은 처음 구산역 일대를 배회하며 피해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성을 미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보이지 않자 오후 6시께 서울 6호선 구산역 역사 사무실로 찾아가 "서울교통공사 직원"이라고 말하고 다시 회사 내부망에 접속했고, 피해자 근무지와 야근 일정을 확인합니다. 오후 7시 구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신당역으로 이동한 전주환은 오후 9시께 피해자를 보고 위생 모자를 착용한 뒤 뒤따라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범행 당시 그가 입었던 점퍼를 보더라도 '계획적 범행'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YTN에 따르면 그는 범행 당일인 14일에 입은 노란색 점퍼와 16일 구속영장 심사 때 입었던 회색 점퍼는 하나의 옷입니다. 겉은 노란색, 안은 회색으로 구성된 양면점퍼인 것이죠. 이 점퍼 노란색 부분을 입고 피해자 집을 찾아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범행 도구부터 양면점퍼까지. 우발적 범행이라는 진술을 반박할 근거들이 모이고 있는 셈입니다.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31). (출처=서울경찰청 제공)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31). (출처=서울경찰청 제공)

'잔인한 범죄'…그가 밝힌 범행 동기 "합의 안 해줘서"

서울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전주환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위원회는 "사전에 계획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범행을 시인하고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혔죠.

SBS에 따르면 전주환은 1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 경찰 조사에서 “(재판) 합의가 안 됐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피해자가 합의를 해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죠. 그는 또 “어차피 내 인생은 끝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를 전주환에게 적용했습니다. 특가법상 보복살인은 형법상 살인죄보다 형량이 더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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