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물적분할’에 결집한 개미… 잔혹사 이번엔 다를까

입력 2022-08-09 16:43 수정 2022-08-10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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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욱기자
▲정성욱기자

개미들에게 잔인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DB하이텍이 물적 분할을 추진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액주주들은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긴축기조와 경기둔화 우려에 주저 앉은 주가가 물적분할 이슈로 한번 더 내려앉으면서다. DB하이텍은 올해 초 8만 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4만 원대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을 진행한 LG화학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상황이다. 모회사의 가치를 보고 주식 매수에 들어간 개미들은 속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물적분할로 배터리 사업부문을 분사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직후 주가가 급락했다. 성장성이 높은 주요 사업부가 빠져나가면서 모회사의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최대주주인 DB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추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사 전환 통보를 받은 DB는 지분 처분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해선 DB하이텍의 지분을 30%까지 확보해야 한다.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5000억 원 가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을 것으로 예상 되는 가운데 물적분할을 언급한 상태다.

같은 일을 반복해서 겪어온 개미들은 “이번엔 다르다”며 들고 일어서는 분위기다. 물적분할 쪼개기 상장 이슈와 관련해서 소액주주의 단체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시총 1조 DB하이텍의 지분 2.3% 가량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임시주총 주주제안요건인 3%를 확보한 후 5~10%까지 지분을 모은다는 목표로, 소액주주들 간에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분위기다.

DB하이텍은 소액주주연대가 주주를 더 확보하기 위해 요청한 주주명부 열람 요구에 응했으나 주주명부 등사는 거부한 상태다. 직접 회사를 방문해 명부를 열람하는 것만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연대측은 11만명에 달하는 투자자 명단에 대해 일일히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물적분할 반대를 위한 주주 결집이 목표인 만큼 회사 상대로 가처분 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에는 개미들의 승리로 끝날 수 있을까. 정부는 부랴부랴 ‘주식매수청구권’ 카드를 꺼내들었다. 실제 효과 여부는 미지수이나 적정가격 산정 여부도 관건이다.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은 만큼 물적 분할을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해도 얼마에 팔 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 상태다. 시장가를 기준으로 할지, 새 기준을 적용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다.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한 소액주주는 “소문에 떨어뜨릴대로 다 떨어뜨려놓고 분할을 발표하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며 하소연한다. 물적분할때 마다 상처입은 개미들의 아우성이 잦아들지 지켜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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