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K-제조업 비장의 무기, 글로벌 기술동맹

입력 2022-06-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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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
▲석영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사진=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 우리는 여러 가지 파격을 목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고 현대차 회장과 단독 환담을 한 것은 세계 최고의 기술 강국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K-테크가 가진 경쟁력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 정부는 미국 주도의 경제 공동체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을 선언했다. 양국의 경제 협력이 기술을 매개로 더욱 긴밀해질 것을 암시하는 상징적 장면들이다.

무엇보다 최근 양국의 공통 관심사가 안보에서 기술, 경제로 확대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기술협력이 이뤄지면 사업화 초기 단계인 공동 연구 과정에서부터 이해관계를 일치시켜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협력의 기간이 길수록 상품 및 서비스, 후방 산업으로 발전해서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한미 양국은 FTA 체결 이래 지난 10년간 상품 교역 규모를 67%나 키우면서 자유무역을 확대했다. 이제 그보다 앞선 단계인 요소 기술 분야에서부터 더 돈독한 동맹 관계를 만들어 나갈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멋지고 강력한 기술동맹, 또 다른 차원의 FTA(Fabulous Technology Alliance)라고 부를 만하다.

우리가 기술 동맹의 파트너로서 매력도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체 불가능한 기술, 공급망의 핵심 고리에 알박기할 만한 선도적 기술을 확보하거나 상호 보완도 높은 기술을 공유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기업들이 정부의 국제기술협력 사업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기술 분야를 선제적으로 발굴한 다음, 우리 주도로 해외와 연구를 진행하여 핵심 공급망을 선점하자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맡은 전략기술형 국제공동 연구개발(R&D) 사업이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적극적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구체적으로 세계 최고의 해외 연구기관과 중장기, 중대형 공동 연구를 진행하거나 한국 기업이 해외 첨단 기술을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돕는다.

국내 공급 기업과 해외 수요 기업 간 구매 확약을 전제한 공동 기술협력 모델도 지원한다. 올해 공모에서도 31개 국제 기업과 공동연구 수요를 기반으로 5: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국제 기업의 관심이 높다. 한정된 예산으로 모든 과제를 지원할 수 없어 아쉬울 정도다.

핵심 광물과 원자재 분야에서도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KIAT는 우즈베키스탄과 몽골에 희소금속센터 설립을 추진코자 한다. 고부가가치 금속 가공에 필요한 기자재와 컨설팅을 제공하는 대신, 희소금속의 안정적 확보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K-테크는 이미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의 연구개발 네트워크인 유레카(EUREKA)에서 비유럽권 국가 최초의 정회원국이 됐다. 선진 유럽 무대에서 기술력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맹국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2009년 준회원국 가입, 2018년 파트너국이 된 데 이은 경사다. 지난 13년간 400여 국내 산학연이 유레카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진정성을 보여준 덕분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 발짝 더 나가야 할 때다. 대한민국을 빼놓고는 혁신을 논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해답이 바로 국제기술협력이다. 기술 동맹국을 확대해 가는 데 있어서 이것만큼 가성비 좋은 방식은 없다.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신뢰할 수 있는 나라끼리 협력하여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움직임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다. 전략적 기술동맹을 바탕으로 공급망의 알박기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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