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에 가고 싶다] “하늘도 세평, 꽃밭도 세평” 승부역

입력 2022-06-0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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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1963년부터 19년간 승부역에서 근무했던 김찬빈 역무원이 역사 담벼락에 썼던 시는 어느새 승부역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상징이 되었다.

1956년 1월 1일 영암선 개통과 함께 보통역으로 문을 연 승부역. 그러나 너무 깊은 산속이었기 때문에 인적이 드물었던 승부역은 1977년 화물취급 중지에 이어 차례로 간이역, 신호장으로까지 격하되고 만다. 그러나 환상선 눈꽃열차가 운행되면서 인기가 높아져 2004년 다시 보통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1996년 역사가 기존 위치의 강 맞은편으로 옮겨지며 하늘도 세평이라 적혔던 그 친필은 사라졌지만, 승부역 앞 조형물에 그대로 남아 옛 기억을 되새기고 있다.

비록 자동차로 가기 어려운, 깊은 산골짜기 역사이지만 옛 전쟁의 승부가 결정 났던 마을이라는 역사명 유래답게 대한민국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이 담긴 영암선 개통기념비(등록문화재 제540호)가 남아 있는 범상치 않은 곳이다. 영암선 개통과 더불어 공사 도중 목숨을 잃은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해 1955년 12월 3일에 세워진 영암선 개통기념비. 영암선 개통기념비가 승부역에 들어선 이유는, 해방 후 한국 최초로 성공시켰던 영암선의 철도 부설 가운데에도 특히 낙동강 최상류 협곡 가장자리에 있던 승부역이 가장 어려웠던 곳이기 때문이다.

비경길은 승부역과 양원을 잇는 약 6km의 길로 때 묻지 않은 물길과 산세를 간직한 빼어난 절경을 갖춘 곳이다. 열차로는 5분이면 가는 곳이지만 바로 연결하는 도로가 없어 찻길로는 태백산 허리를 돌고 돌아야 하는 곳. 봉화군은 2014년 이곳에 비경길이라는 이름의 트레킹 코스를 개통했다. 협곡을 따라 내려가는 길로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과 길은 아름다운 절경을 선물하지만, 쉽게 산책할 만큼 완만하여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뿐만 아니라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70m의 출렁다리와 소원을 들어준다는 용관바위, 임진왜란 때 의병들의 병을 치료했다는 투구봉 약수를 만날 수 있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철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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