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후변화 주제 첫 스트레스 테스트…금융권, 향후 30년간 최대 529조원 손실 직면

입력 2022-05-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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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대응 정도 따라 피해 달라져
조기 대응 시 2090억 파운드, 무대응 시 3340억 파운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기후변화를 주제로 진행한 사상 첫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영국 금융권은 2050년까지 지구온난화가 가장 심하게 진행되고 이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30년간 총 3340억 파운드(약 529조 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영란은행은 자국 은행과 보험 대기업 19개사를 대상으로 기후변화 관련 첫 스트레스 테스트를 벌여 이날 결과를 내놓았다. 영란은행은 세 가지 온난화 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금융기관이 받을 영향을 조사했다. 녹색금융협의체(NGFS)가 만든 기준에 따라 앞으로 30년간 온난화 대응이 조기 마련과 지연, 대응 없음으로 이뤄질 때 각각의 상황이 금융기관의 사업과 재무 상태에 미칠 파급력을 분석했다.

최악 시나리오에서 은행은 600억 파운드, 보험사는 2740억 파운드 손실이 각각 예상됐다. 기후변화 대책이 전무할 시 지구 온도는 2050년까지 산업혁명 전에 비해 3.3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은행의 경우 대출처의 사업 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 보험업계는 온난화로 자연재해가 더 빈번해져 보험금 지급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된다.

온난화 대응이 이뤄지더라도 손실 규모는 작지 않다. 대책이 조기 실시될 때 금융기관 손실은 2090억 파운드, 지연될 경우에는 2890억 파운드로 예측됐다. 샘 우즈 영란은행 부총재는 “전 세계 각국 정부가 빠르게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기후변화는 은행과 보험사에 손실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은 온난화 대책이 늦게 마련될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의 대출이 늘어나면서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됐다.

영란은행은 이번 분석이 정책에 바로 적용되기엔 이르다고 보고 있다. 다만 스트레스 테스트는 ‘넷제로(탄소 배출량 0)’를 위한 정책 마련을 앞당기고, 투자처가 탄소 배출 산업에서 재생에너지 같은 청정산업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번 영란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지난해 프랑스에서 이뤄진 연구보다 탄소 배출 비용과 온난화 강도를 더 강하게 설정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테스트”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영란은행은 금융 시스템이 이러한 손실을 잘 흡수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관련 리스크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이번 테스트에 참여한 금융사는 HSBC홀딩스, 바클레이스, 로이드뱅킹그룹, 내셔널와이드빌딩소사이어티 등 대형 은행과 아비바, 리갈앤드제너럴, 알리안츠, AIG 등 보험사들이다. 개별 업체와 관련된 분석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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