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니·빈대로 인한 가려움증 방치시 빈혈 유발

입력 2009-03-09 15:07 수정 2009-03-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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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서 20년만에 빈대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자녀들의 ‘가려움증’ 때문에 걱정하며 문의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또한 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맞으면서 자녀들이 학교에서 머릿니를 옮기지 않을까하는 학부모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빈대와 머릿니, 지하집모기(사계절 활동하는 모기)등 해충을 방치할 경우 단순한 가려움증을 넘어 심할 경우 빈혈이나 불면증을 초래 할 수도 있다. 학계에서는 빈대와 머릿니 등에 대한 증상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세심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

빈대는 갈색빛깔에 약 8mm 길이의 해충으로 낮에는 집안의 틈새에 서식하다가 밤이 되면 밖으로 나와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

지난 1980년말 주거환경이 바뀌면서 우리 주변에서 자취를 감추었으나, 지난해 말 한국기생충학회지는 미국 뉴저지에 거주하다 한국을 찾은 한 여성으로부터 빈대가 발견됐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빈대의 타액과 접촉하는 것만으로는 반응이 일어나지 않지만 물리는 경우에 극심한 가려움증과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발적) 볼록하게 돋는(구진)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을지병원)

빈대에 물리는 일이 오래 지속되면 빈혈이 생기거나, 신경과민, 불면증이 생겨 전신쇠약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자녀가 가려움을 심하게 호소하면 연고제나 먹는 약을 사용해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좋다. 피부가 상하도록 긁게 되면 드물게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려움이 가라앉지 않거나, 통증이나 발열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특히 벌레에 물릴 경우 과민반응이 일어나는 사람의 경우에는 빈대에 물려도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을지병원)

학계에 따르면 나병ㆍQ열ㆍ브루셀라병 등을 옮길 수 있을 것으로 의심하는 견해도 있지만, 빈대가 모기처럼 병을 옮긴 사례는 아직 없다.

을지병원 이기덕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자체에서 빈대가 기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하지만 북미나 유럽 호주 지역에 빈대가 새롭게 창궐하는 곳이 많아, 이들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올 경우 옷가지나 침구류 등을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 늘어가고 있는 머릿니

머릿니는 주로 어린이에게 감염되는 체외기생충으로 감염의 발생은 유치원 연령에 시작되며, 주로 여아에서 감염률이 높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에서 전국 26개 초등학교 학생 1만 53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0명중 4명꼴(4.1%)로 머릿니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크기가 3~4mm정도인 머릿니에 물린 경우 흡혈하는 과정에 생기는 가려움으로 인하여 수면방해, 피부상처, 농피증 등이 초래된다. 머릿니가 발진티푸스, 참호열, 재귀열등의 원인균인 리켓차 질환을 옮긴 증례는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고 있다.

간혹 머릿니를 빨리 치료하려는 마음에 알코올, 식초 등으로 머리를 감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오히려 발진, 감염, 접촉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머릿니가 확인되면 피부과에서 살충 성분이 들어간 샴푸를 이용해 머리를 감고, 머리를 짧게 잘라야 한다. 건조한 모발에 이 샴푸를 고루 발라 4∼5분간 그대로 방치한 다음 소량의 물로 거품이 나도록 한 뒤 잘 헹궈내야 한다.

머릿니 약은 머릿니의 알까지 죽이지 못한다. 머릿니를 완벽하게 없애려면 촘촘한 참빗으로 2~3주간 하루 한 두 차례 머리를 빗어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머릿니 외에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지하집모기나 진드기 등이 더욱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주변 청결유지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이기덕 교수는 “사용한 옷은 끓는 물에 넣어 세탁하고 베개와 이불은 수시로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며 “특히 여행할 경우 해충, 곤충으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정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모기장이나 벌레 쫓는 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을지병원 감염내과 이기덕 교수,피부과 박 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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