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대상그룹 '돌아온 長女' 전면 등장은 언제

입력 2009-03-09 09:03 수정 2009-03-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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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속 후계구도 변동은 시간문제(?)

- 미원과 청정원 반백년 이어온 조미료 거인

미원과 청정원으로 국내 식품업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겨온 대상그룹의 후계구도와 관련 재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삼성그룹의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무와 전격 이혼에 합의한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 씨가 후계구도에 전면에 나서냐는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임창욱 명예회장과 부인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은 슬하에 아들 없이 장녀인 임세령씨와 차녀인 임상민씨를 두고 있다.

임 명예회장은 2006년 대상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재 이 회사의 최대 주주인 차녀 상민 씨를 중심으로 한 경영권 후계 과정을 완성해 나가는 듯 했다.

장녀인 세령씨의 경우 이재용 전무의 부인이자 미래의 삼성가의 안주인이라는 점에서 대상그룹 경영에 일절 관여하는데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최근 이 전무와 합의 이혼에 따라 거액의 합의금을 받게 되는 세령씨로 인해 대상의 후계구도에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로 환갑을 맞는 임 명예회장이 건재하고 그룹 경영도 전문 경영인 체제를 통해 이뤄나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은 아니더라도 세령씨가 대상 지분 매입을 통한 전면 등장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란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 국내 조미료의 역사 최근의 풍파

국산 조미료의 산 역사인 대상의 모태는 창업자인 임대홍 회장이 1956년 설립한 동아화성공업에서 시작됐다. 임 회장은 미원 상표를 등록한 뒤 1960년대에 국산 조미료 대량생산 시대를 열었다.

1970년대 초반에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주력사인 미원인도네시아를 비롯 6개 계열사를 거느린 제2의 미원그룹으로 성장시킨 데 이어 베트남과 중국 등지에 진출하고 미국과 유럽 등지에도 수출길을 열었다.

특히 1970년대와 1980년대 현재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제일제당과 치열한 조미료 전쟁을 벌인 것은 아직도 회자되는 재계의 일화다.

임대홍 회장에 이어 1987년 총수에 오른 임창욱 명예회장은 1997년 그룹 이름을 대상으로 변경했다. 현재 대상은 미원의 명성을 현재 종합식품브랜드인 청정원으로 이어오며 세계 3대 발효전문기업이자 바이오, 전분당, 건강식품 등 종합식품 회사로서 국내외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대상은 최근 몇 년간 적지 않은 파란을 겪었다.

임 명예회장은 2005년 22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드러나 은폐와 축소 의혹 등이 더해지며 3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재벌그룹 총수로서는 최장기간인 1년 7개월여의 수감생활 끝에 2007년 2월 사면을 받아 복귀했다.

그는 수감 생활 중에도 자신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 전문사인 유티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동서, 나드리화장품, 두산식품 BG 등의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는 '옥중경영'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임 명예회장은 유티씨인베스트먼트가 동서 인수과정에서 허위공시를 통한 주가 조작으로 75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 세령씨 구원투수로 나설까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임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 씨의 사건은 대상그룹 후계구도의 변동을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세령씨가 이재용 전무와 이혼에 합의하며 자녀들에 대한 양육비, 재산분할에 대한 구체적 내용에 관심이 쏠리지만 쉽게 노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합의금 규모는 1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종합식품 그룹 대상은 원료인 곡물가격 상승과 자회사 부실에 따라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올해 역시 대상의 턴어라운드를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곡물가격 하락 등에 따라 대상의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세계 경기의 침체와 환율 상승 등 만만치 않은 악재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검찰의 주가 조작 혐의 수사 결과에 따라 만일 임 명예회장이 거액의 추징금을 선고받게 된다면 세령씨에게 지분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안팎에서 최근의 대상그룹에게 처한 일련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세령씨가 결심하기에 따라 경영권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대해 대상그룹은 현재 그룹 내에서 후계 구도와 관련한 움직임은 전혀 없으며 각종 관측들에 대해 억측이라고 강조한다. 임 명예회장이 건재한데다 차녀인 상민씨 역시 대상홀딩스 최대주주일 뿐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 일찍 뿌리내린 지주사 체제

대상그룹은 2005년 말께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고 2006년부터 이를 본격 가동했다. 지주사인 대상 홀딩스는 대상, 대상팜스코, 대상정보기술,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등의 계열사 지분을 소유하면서 지배구조를 완성하고 있다.

이달 현재 대상홀딩스는 임 명예회장의 차녀인 상민씨가 지분율 30.36%로 최대주주다. 이어 장녀인 세령씨가 20.79%, 임 명예회장과 부인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6.38%, 5.91%씩을 가지고 있다.

그 외 임창욱 명예 회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계열사인 유티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나드리화장품, 카드넷, 마이비, 부산하나로카드 등의 회사를 지배하고. 역시 100% 지분을 보유한 유티씨앤컴퍼니를 통해 초록마을 등 몇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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