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백용호 공정위원장의 성과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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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로 취임 1년을 맞아 정부부처 장수(長壽)장관의 길로 들어섰다. 그간의 활동과 과제에 대해 점검해 본다.

◆ 기업규제 완화와 경쟁 촉진 등 분주한 활동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백 위원장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기업규제 완화 ▲경쟁 촉진 ▲중소기업 경쟁여건 개선 ▲ 소비자 주권 개선 등 그간의 주요 활동과 성과에 대해 밝혔다.

공정위는 기업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지주사 규제 완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기준 상향 등 대규모 기업집단 규제완화를 차질없이 추진해 왔다고 평가했다.

출총제 폐지는 일부 야권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의 반발 등 우여곡절 속에 지난 3일 2월 임시 국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 국회에 출총제 폐지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제출했고 이에 대한 보완 방편으로 기업집단 공시제도를 도입해 시행할 방침이다.

출총제란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막기 위해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 소속의 기업에 한해 순자산의 40%를 초과해 계열사와 비계열사를 불문하고 국내회사에 출자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폐지 전까지 제한을 받는 기업집단은 삼성, 현대차, SK그룹 등 14개 그룹이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한국 기업들의 외형 성장에 따라 지정 기준을 자산총액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상향 조정해 지난 7월부터 적용되고 있다.

또 7월부터는 기업 인수합병(M&A)심사에 따른 기업부담 최소화를 위해 기업결합 신고회사 기준을 자산 매출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말 현재 기업결합 신고건수는 2007년 같은 기간 대비 33.3% 감소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시장 감시 강화와 제재 등으로 인한 경쟁촉진 성과도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말 현재 유류, 은행수수료, 보험료, 학원비 등 서민생활과 밀접하거나 석유제품, 철강, 밀가루 등 국민경제에 영향이 큰 분야에 대한 담합을 중점감시해 83건에 대해 시정명령했다.

은행 외국환 수수료와 지로 수수료, 영화 관람료,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 입찰, 석유화학제품, 엘리베이터, 보험료 담합 등에 대해 1752억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사교육, 자동차, 이동통신, 석유, 의료 등 지난해 5대 중점 감시업종에 대해선 불공정행위를 적발해 내 시정명령과 과징금 235억원을 부과했다.

중소기업의 경쟁여건 개선과 관련해 공정위는 '상시감시와 집중조사체계'를 골자로 하는 불공정 행위와 관련해 하도급 10만개와 대형유통업 7000개 납품업체에 대한 서면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해 12월부터 불공정하도급거래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며 상시감시체계를 마련했다.

부당 하도급단가인하 20개사, 상습적 하도급법위반 18개사 대형유통업체 5개사에 대해선 현장조사를 실시해 하도급 단가인하 11건(6건 위원회 상정 중), 상습법위반 13건(4건 위원회 상정 중) 시정조치하고, 4개 대형유통업체들에 대해선 13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원청기업과 하청기업간 윈-윈하는 하도급문화로의 전환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과 관련해 공정위는 하도급 공정거래 협약 체결을 유도해 삼성전자, 현대차 등 76개 대기업이 2만 7천개 협력업체와 체결한 상태다.

지난해 11월에는 원자재가격 변동분이 납품단가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를 국회에 제출하며 도입도 추진중이다.

소비자 주권 실현과 관련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범정부 차원의 소비자정책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집단분쟁조정건도 2007년 11건, 6428명에서 지난해 29건 1만7351명 등에 대해 조치했으며 지방 현지 분쟁조정위원회를 16회 열어 소비자 피해구제 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 강화를 위해 공정위 산하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세제, 유류 등 실생활과 밀접한 18개 품목에 대해 지난해 6월 G7과 아시아 주요국과의 가격차 등에 대한 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7월에는 13개 가격비교사이트에 대해 가격 등 정보의 정확성을 조사해 부정확한 정보를 공표했다.

백용호 위원장은 6일 취임사를 통해 "공정위는 지난 1년을 교훈 삼아 시장경제활성화라는 큰 목표를 향해 원칙을 가지고 다시 심기일전의 자세로 임해 경제위기 극복과 시장경제를 지켜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 시장감시 활동 분발 및 청렴도 개선 등 과제도 적지 않아

하지만 경제 검찰로 불리우는 공정위가 시장 감시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촉구하는 지적도 있다.

과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의 10년이 기업 규제 강화에 있었다면 친시장을 표방하는 노선 차이로 인해 이전 정부들과는 달리 공정위의 활동에 제약도 따르고 있다는 얘기들도 나온다.

공정위가 기업규제완화와 관련해 최대 성과로 꼽는 출총제 폐지의 경우 폐지 목적인 대기업들의 투자 유발은 실제로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들이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출총제를 폐에 따른 대기업들의 투자 확대 효과보다는 재무적 압박이나 적대적 인수합병 위협 등으로 비정상적인 계열사 출자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보고 있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출총제를 폐지한다면 향후 공기업 민영화 시 대기업 자본들이 이를 인수해 경제력 쏠림 현상이 예고될 수 있다"며 "공정위가 폐지의 대안으로 제시한 공시제도 효과도 현재로서는 보완할 점이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공정위에 따르면 2008년 4월 현재 10개 출자총액제한기업 집단 소속 31개 기업 중 출자여력이 다 되어 추가 출자가 불가능한 회사는 단 4곳이며 나머지 27개 기업들은 출총제로 인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 중앙부처 청렴도 평가에서 공정위가 최하위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기업 등 381개 공공기관에 대한 청렴도 조사결과에서 각 부문별로 공정위, 문화재청, 대한주택공사, 제주도가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공공기관 청렴도란 금품수수 여부와 업무처리 공정성, 부패에 대한 인식 등 청렴 정도를 권익위가 매해 평가해서 발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백용호 위원장은 이날 취임 1주년사를 통해서도 "공정위의 청렴성에 대해 외부의 비판을 받은 것은 풀어나가야 될 과제"라고 밝혔다.

공정위 한 고위 관계자는 "업무상 기업들과 로펌들과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공정위 처분 결과로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리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지난 2월부터 공정위는 직무관련자와 1인당 3만원 이내 간소한 식사 금지 등 모든 사적 접촉을 금지하는 엄격한 행동강령을 시행하게 된 것도 청렴도 외부 평가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공정위 안팎에서는 일본 공정위의 활동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지 않느냐는 제언도 나온다.

일본의 공정위의 경우 이른바 지난 '잃어버린 10년'간에도 시장감시 활동을 더욱 강화해 시장 경쟁을 헤치는 사례들에에 대해선 더욱 엄중 대처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일본 공정위는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에서도 시장감시 활동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불경기일수록 시장 경쟁을 깨는 반칙 행위들이 만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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