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내 집 마련'이 꿈이 아닌 나라

입력 2022-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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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많이 올라 매수는 꿈도 못 꾸고 청약이라도 받아 보려는데 경쟁률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이제 내 집을 갖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일인가요?”

무주택자들이 청약 준비를 위해 모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유주택자가 많은 일반 커뮤니티와 달리 대부분 무주택자인 청약 준비 커뮤니티에는 내 집 마련이 꿈 같은 일이 돼버렸다는 자조 섞인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수도권에선 수년 전 매맷값으로 지금 전셋집도 못 구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6759만 원으로, 이는 2017년 기준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 4억838만 원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은 두 배 올라 8억 원을 넘겼다. 서울 아파트값은 더 많이 올라 평균 12억 원에 달한다.

아파트값은 치솟았지만,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가구당 평균 소득은 약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38% 올랐다. 물론 월급이 아닌 대출로 집을 사들이고 있지만, 적어도 무섭게 치솟는 집값과 텅 빈 지갑을 번갈아 보고 있노라면 내 집 마련 의지는 꺾일 수밖에 없다.

집값 급등은 단순히 부동산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이미 집을 보유한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사이의 자산 양극화가 시작됐다. 젊은 층은 전셋집도 구하기 어려워 결혼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한다. 오를 대로 오른 집값 때문에 가계대출 부담도 만만찮다. 월 소득의 대부분을 대출이자로 내버리면 그만큼 소비력이 떨어지고, 경기 활성화도 기대할 수 없다.

집값 불안이라는 '백척간두'의 상황에서 오늘 새 정부가 닻을 올린다. 다른 중요한 과제도 많지만, 윤석열 정부는 무엇보다 쳐다보지도 못할 만큼 올라버린 집값의 고삐를 반드시 조여야 한다. 새 정부는 핵심과제로 ‘주택 250만 가구’ 공급과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을 제시했다. 부동산 규제를 풀고 시장을 정상화한 뒤 대규모 공급을 통해 집값 안정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대규모 공급이 진행된다면 치솟은 집값도 하향 안정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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