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박원순표 도시재생사업…오세훈 시장, ‘박원순 지우기’ 속도↑

입력 2022-05-08 15:00 수정 2022-05-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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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골목길 보존보다 개발"
'영등포본동' 이어 '장위 동방'
골목길 재생사업 중단 잇따라
신통기획 등 재개발사업 선회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로 15길·21나길 골목길 재생사업지 일대 전경 (사진출처=네이버 로드뷰)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로 15길·21나길 골목길 재생사업지 일대 전경 (사진출처=네이버 로드뷰)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동력이 한풀 꺾이고 있다. 기존 사업 선정지들에서는 사업 철회가 이어지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2014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당시 대표적인 도시 정비사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이후 민간공급 중심의 개발이 중심이 되면서 이른바 ‘박원순 지우기’가 가속하고 있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장위 동방골목길 재생사업’이 이달 3일을 기해 철회됐다. 골목길 재생사업은 도시재생사업 중 하나로, 재개발이나 재건축 대신 골목길 등을 보존하면서 환경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정비사업이다. 서울시는 2020년 6월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로 15길·21나길 일대 1만5945㎡를 골목길 재생사업지로 선정했다. 현재 설계 단계까지 거쳤지만, 본격적인 개발을 앞두고 2년 만에 사업이 중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일대 재개발을 원하는 주민들이 성북구에 골목길 재생사업 철회 의사를 밝혀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내 골목길 재생사업 철회 사례가 늘고 있다. 이번 장위 동방골목길 재생사업까지 올해만 벌써 2번째다. 앞서 서울시는 2월 25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본동 영신로9길 일대 골목길 재생사업을 철회한 바 있다.

골목길 재생사업 철회가 계속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정비사업 효과가 큰 재개발이나 재건축으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커져서다. 영등포본동의 경우 사업지 일대에서 공공재개발 정비사업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이 추진되면서 골목길 재생사업은 뒤로 밀렸다.

지난해 12월에는 성북구 성북5구역과 광진구 자양2구역 등 두 곳이 골목길 재생사업을 철회했다. 이들 지역 역시 현재 신속통합기획 등 다른 정비사업으로 전환했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현재 사업이 일시 중단된 구로구 가리봉동과 성북구 장위동 등 두 곳의 골목길 재생사업도 철회를 검토 중이다. 해당 지역들 역시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골목길 재생사업 철회요구가 곳곳에서 나타나자 지난해 오 시장 재임 이후 사실상 박원순표 도시재생사업이 동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해 사업 주관부서였던 도시재생실을 6년 만에 폐지하고, 골목길 재생사업 철회 요건도 크게 낮췄다. 기존에는 사업 철회를 위해 토지 등 소유주 50% 이상,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아야 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주민동의 요건을 삭제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방문해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90m 이하로 제한된 도심의 건축물 높이와 600% 이하로 제한된 용적률 규제를 풀고, 그 대신 받는 공공기여로 약 14만㎡의 공원녹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2009년 오 시장은 상가를 철거하고 주변 8개 구역을 통합 개발하는 세운지구 계발계획을 세웠으나, 2014년 박 전 시장이 이를 취소하고 도시재생 중심의 재정비촉진계획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에 세운지구는 171개 구역으로 쪼개졌고, 이 중 147개 지역은 개발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채 일몰제 적용으로 정비구역 해제에 직면한 상태다.

오 시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세운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빌딩을 올릴 때 높이 제한을 풀고, 용적률을 기존 600%를 1000%까지 못 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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