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물불 안 가린다...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인재 품귀를 해소하는 법

입력 2022-05-0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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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사회 확산 등으로 반도체 산업은 크게 성장했습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5950억 달러(약 730조3600억 원)입니다. 2020년(4709억 달러)보다 약 26%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렇게 산업이 확장하자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선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인력은 한정적인데 산업군은 계속 커지고 있으니, 제한된 인력풀을 두고 기업 간 인재 유치전이 벌어진 것입니다.

‘인재 가뭄’ 속 해외 반도체 기업의 고군분투기

각국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인력난 속에서 파격 대우 등을 내세우며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우수 엔지니어 확보가 중요한 만큼 반도체 기업마다 엔지니어 채용을 대거 늘리고 있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나선 일본도 가장 먼저 인재 확보에 나섰습니다. 사실 일본은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일본 현지 기업들은 기업 내 반도체 부문을 축소하며 엔지니어 인력 수요를 줄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실제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전자 부품·디바이스·전자 회로 제조업’에 종사하는 25~44세 종사자 수는 2010년 38만 명에서 지난해 24만 명으로 감소했죠.

그런데 2015년을 기점으로 일본내에서 반도체나 배터리 관련 엔지니어 구인·구직이 급증했습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반도체와 배터리 담당 엔지니어 구인 건수가 10년 전에 비해 약 10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에 일본 내에선 인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2일(현지시간) 일본 재팬타임즈에 따르면 반도체와 배터리 자급화를 위해 일본 민·관·학이 손잡고 관련 인재 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만의 TSMC와 일본 소니 그룹 규슈대, 규슈 내 9개 지자체 등이 합동해 반도체 인재 육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일본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제조시설 건설을 위한 보조금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인데, 구마모토현에 있는 TSMC의 신공장이 첫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파리 인근 불로뉴비양쿠르에 있는 화웨이 프랑스 본사. (불로뉴비양쿠르/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인근 불로뉴비양쿠르에 있는 화웨이 프랑스 본사. (불로뉴비양쿠르/로이터연합뉴스)

인재 유치전은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1일 중국 언론 IT즈자에 따르면 화웨이는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엔지니어에게 파격 대우 조건을 걸고 있다고 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화웨이는 ‘천재소년’ 두 명을 추가 영입했습니다. 천재소년은 화웨이가 2019년부터 도입한 인재채용 방식인데요, 학력이나 경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실력을 중시해 채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번에 추가 영입한 천재소년도 시안교통대학 통신학부의 2022년 졸업생입니다. 즉 학부출신임에도 실력만 보고 곧바로 신규 채용한 것이죠.

놀라운 것은 이들에 대한 파격적인 대우입니다. 화웨이는 천재소년들에게 일반 연구 인력의 5배 연봉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천재소년 연봉제 3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가장 높은 연봉이 201만 위안(3억8200만 원)에 달합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대학을 갓 졸업하고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3억 원대 연봉을 제안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미국 인텔은 대학과 힘을 합쳐 2주간 반도체 엔지니어 단기육성 프로그램을 5월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수강생들은 인텔의 채용 면접 기회가 주어지는데다가 대학 학점 인정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애리조나 주에 거주하는 수강자는 무료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애리조나 주는 인텔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지역으로, 지역 인재를 유치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됩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도 ‘인력 쟁탈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엔지니어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경쟁사로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고액 연봉과 보너스 등을 내걸고 있죠.

삼성전자의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9%입니다. 지난해보다 7.5% 올라간 수치입니다. 또 1월에는 월급 3개월 치에 달하는 보너스도 지급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임직원 임금 상승률을 전년도의 2배 수준인 평균 8%를 인상했습니다. 또 지난해 실적에 대한 성과급으로 1월 말 전 직원에게 기본급의 10개월분에 해당하는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이들은 대학 내에 계약학과를 만드는 식으로 반도체 관련 자체적인 인채 유치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06년 성균관대학교에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만든 데 이어 지난해 연세대에 시스템반도체 공학과를 설립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고려대에 채용연계형 반도체공학과를 만든데 이어 지난 11일 한양대와 반도체계약학과 설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다만 업계 내에서 인력 수급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는 중입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산업에 총 17만9885명이 근무 중입니다. 그러나 2020년 반도체 업계에서만 총 1621명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돼 인력 유치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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