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코비드 환자 우울·불안 증가…"대화ㆍ사회활동 통해 고립감 벗어나야"

입력 2022-04-2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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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실직 늘어 정신건강도 악화…인수위, 청소년 포함 1만명 대상 코로나 후유증 연구하기로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1700만 명을 넘어서며 코로나19 후유증(롱코비드)을 겪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격리 해제 수개월 후에도 기침과 호흡기증상, 만성피로가 지속되고 정신건강과 관련된 우울·불안을 느끼는 환자도 늘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진료와 치료 대책 마련과 코로나19 후유증 사례 분석과 치료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증가하는 롱코비드, 우울·불안·인지기능 저하도 나타나

국내의 경우 국민 3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되면서 후유증으로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27일 발표한 코로나19 유행 전후 건강행태 분석 결과 우울감 경험률이 증가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활요한 질병청 분석에 따르면 우울증 경험률은 2019년 5.5%에서 2020년 5.7%로 소폭 늘었으나, 2021년 6.7%까지 늘어 2년 사이 1.2%포인트 증가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도 우울과 불안, 인지기능 저하 호소 환자가 많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지병원은 26일 열린 코로나19 후유증 임상심포지엄을 통해 1개월 동안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를 직접 치료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명지병원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중증환자의 25%에서 심근손상이 보고됐고, 후유증 환자의 88.8%가 결막염 환자로 주 증상은 건조감, 통증, 눈곱 등이었다. 이외에도 오심과 구토, 설사, 복통, 간수치 상승 등의 후유증을 겪는 환자들도 확인횄고, 후각과 미각 소실 증상으로 가장 많이 협진의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발표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의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의 경험과 건강영향’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9 상황에서 체감실업자들의 정신건강이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분석 결과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실직자들의 경우 부정적 생애사건 경험이 증가했고, 코로나 이후 삶의 만족도와 건강이 모두 악화됐다.

삶의 만족도와 관련해 코로나 전후를 비교한 결과, 삶의 만족도 평균은 코로나 이전 5.28점이었으나 코로나 이후 3.39점이었다. 실직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 경우 삶의 만족도는 5.51점(코로나 이전)에서 2.92점(코로나 이후)으로 대폭 낮아졌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손다혜 교수가 롱코비드 클리닉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손다혜 교수가 롱코비드 클리닉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정부 이어 인수위도 나선 ‘롱코비드’ 대책…전문가 “진료가이드라인 마련해야”

보건당국도 롱코비드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14일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계획’을 통해 △확진자 정신건강 평가 효율화 및 고위험군 등 필수 대상자 집중 지원 △심리 취약계층(청소년·청년·여성 등) 맞춤형 지원 △일상회복기 긍정 분위기 조성 및 국민의 치유·휴식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6월 중 취약계층 대상 찾아가는 심리지원을 위한 마음 안심버스도 확충하기로 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도 27일 발표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통해 코로나 후유증(롱코비드) 조사와 지원체게 구축 등의 실천 과제를 제시했다.

인수위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많은 확진자들이 후유증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후유증 조사 규모가 작고 실질적 지원대책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소아청소년을 포함해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후유증 연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인수위는 해당 연구를 토대로 후유증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후유증 진료 의료기관을 지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의료전문가들은 우울과 불안 등 코로나19로 인해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 반드시 의료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일상회복시기 주위 사람들과 충분한 대화, 적극적인 사회활동 등을 통해 고립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영희 명지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난 26일 심포지엄에서 “고령에서의 섬망 증상과 인지저하 증상은 코로나19 감염시나 해제후 2~3개월 이후까지도 나타난다”며 “젊은층에서 나타나는 집중이 어렵고 멍한 증상의 경우는 우울, 불안, 피로 등과 연관이 있어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병원들도 최근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 포스트 코로나 클리닉 등을 개설하며 적극적인 환자 진료에 나서고 있다. 명지병원은 앞서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운영을 열어 환자 진료를 시작했다. 이화의료원도 27일부터 이대목동병원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과 이대서울병원은 ‘코로나 웰케어 클리닉’ 개설해 △탈모 △후각‧미각 손실 △집중력‧기억력 저하 △급성신부전 △폐 기능 이상 △심장근육 염증 등 진단과 치료를 시작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6일 가정의학과,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등 다학제 협진으로 치료를 제공하는 롱코비드 클리닉을 열었다. 롱코비드 클리닉은 혈액검사, X-RAY, CT, 폐 기능 검사 등을 통해 후우증 증상별 원인을 파악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진행한다.

을지대학교의료원도 롱코비드 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 운영에 나선다. 지난 27일 대전과 노원을지대병원에서는 환자 진료를 시작했고, 다음달부터 의정부을지대병원에서도 병상을 확보해 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 증후군 클리닉을 운영중인 박한주 유성선병원 국제검진센터장은 “많은 환자들이 코로나19 확진 후 이전 컨디션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어 급하게 과격한 운동을 하거나 무리하게 일상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적으로 감염 후 별 문제없이 회복하는 경우가 많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오히려 후유증이 장시간 지속될 수도 있다. 충분한 휴식과 꾸준한 재활을 통해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진료와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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