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해외여행 가고 싶은데...푸틴이 발목을 잡네

입력 2022-04-1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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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미지투데이
▲출처=이미지투데이

오는 30일 결혼을 앞둔 30대 A씨. 최근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에 신혼여행지로 하와이를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A씨는 이내 마음을 돌려 신혼여행지를 제주도로 변경했는데요. 바로 비싼 항공권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14일 현재 대한항공 예약 홈페이지에서 이달 말 출발하는 하와이 노선을 예약하려면 왕복 574만 원(성인 2인 기준)을 내야 합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운임 500만 원, 유류할증료 52만 원, 세금·수수료 등 22만 원입니다. 왕복 비행기 가격만 600만 원에 육박하는 셈입니다.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가로막았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치솟은 항공권 가격은 간만의 여행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항공권 가격이 비싸진 걸까요?

운항횟수는 줄고, 수요는 폭발하고

▲7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공권 가격이 비싸진 첫 번째 이유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입니다. 코로나19로 국제노선의 운항 횟수는 줄었는데 해외여행 수요는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죠. 경제의 기본 원칙인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공급이 줄고, 수요가 늘면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국제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에 따르면 현재 국제선 운항 횟수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9년 주 4770편이었던 국내 국제선 정기 운항은 지난달 기준 주 420회로 급감했습니다.

반면 지난달 11일 정부가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 지침을 발표한 이후 항공권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27일까지 약 보름간 해외 항공권 예약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7% 증가했다고 합니다. 여행사 교원 KRT의 경우 같은 기간 해외 항공권 예약이 900% 늘었습니다.

할인항공권 물량이 줄어든 것도 체감 항공권 가격을 높이고 있습니다. 제한된 공급 속에서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항공사에서 할인을 통해 탑승객을 유인할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정상가로 판매해도 사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죠.

비싸진 항공권, 푸틴 때문이라고?

▲출처=블룸버그, 한국투자증권
▲출처=블룸버그, 한국투자증권

항공권 가격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한 것이 항공권 가격에 영향을 줬습니다. 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항공권 가격에 포함되는 유류할증료도 크게 뛴 것입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할증료입니다. 항공권 전체 가격에서 0~20% 정도의 유동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항공유 가격은 얼마나 오른 걸까요. 지난해 배럴당 60달러 안팎이었던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20달러를 넘겼습니다.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입니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산 원유 제재 공포로 국제유가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유가 상승은 곧 유류할증료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4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4단계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14단계는 2016년 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입니다. 편도 거리 기준 거리에 따라 최소 2만8600원부터 최대 21만1900원까지 부과됩니다. 지난달 10단계였던 것에 비해 4단계 상승했습니다.

항공권, 언제 구매하는 게 좋을까?

▲지난달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모니터에 항공편 출발 운항정보가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모니터에 항공편 출발 운항정보가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국제선은 5월부터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를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50% 수준까지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선 공급이 증가할 경우 항공권 가격도 따라서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여기서도 변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입니다. 사태 전망에 따라 유가의 가격 변동성은 커질 수 있습니다. 유가가 오르면 항공권에 포함되는 유류할증료도 오르기 마련입니다.

만약 우크라이나 사태가 점차 악화하고, 유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최대한 빨리 항공권을 구매하는 게 이득일 수 있습니다. 유류할증료는 실제 탑승일과 관계없이 예약 확정일을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의 전쟁 상황을 지켜보며 여행 계획을 세워야 하는 현실이 한편으론 씁쓸하기만 합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조속히 해결돼 모두가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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