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불경기에 인터넷 전화 인기 '상한가'

입력 2009-03-02 10:32 수정 2009-03-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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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시 불통ㆍ해킹 위험 등 '해결과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시행이 100일을 넘어섰다. 경기침체 속에 활성화의 큰 걸림돌로 지목되던 070번호에서 해방되면서 가입자가 급증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미 사용자 250만명을 넘어 섰고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500만명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저렴한 사용요금과 함께 문자메시지,영상통화, 생활정보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인기요인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적지 않다는 지적 역시 많다.

◆저렴한 이용료가 경쟁력 원천

인터넷전화는 극심한 불황기를 맞아 유선전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용료가 사용자 입장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이미 25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초 180만명에서 70만명 증가했다.

반면 유선전화 가입자는 지난해초 2294만명에서 2213만명으로 81만명이 줄었다. 업계에선 올 연말에는 인터넷 전화 가입자수가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기 비결은 저렴한 사용요금과 함께 문자메시지,영상통화, 생활정보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기본료가 2000원으로 일반 집전화의 5200원보다 60% 이상 싸다. 시외·국제전화의 경쟁력은 훨씬 크다. 시내전화 요금은 일반 집전화와 비슷하지만 시외전화 요금은 80% 이상 저렴하다.

인터넷전화는 시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전국 단일요금제를 적용한다.

일반 집전화의 경우 30㎞를 초과하는 시외지역에 전화를 걸면 10초에 14.5원이 부과되는 반면 인터넷 전화는 3분에 38~39원만 내면 된다.

국제전화요금도 인터넷전화는 미국을 기준으로 1분당 50원에 불과해 일반 전화에 비해 80% 이상 저렴하다. 휴대폰으로 거는 요금 역시 10초당 11.7~13.0원으로 일반전화보다 20% 이상 싸다.

양쪽 모두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써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가입자 간 무료통화라는 점 역시 무시 못 할 경쟁력이다.

단점도 있다. 인터넷전화는 컴퓨터를 꼭 켜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지만 정전이 되거나 모뎀의 전원을 끄면 사용하지 못한다. 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해킹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번호이동제를 통해 인터넷전화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에 걸쳐 복잡한 본인확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실제로 인터넷전화 사용을 위해서는 회사(접수)→KTOA(본인확인)→前 시내전화회사(본인확인, 연체유무, 부가서비스 가입여부확인)→개통에 이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작업 대부분이 전화확인 등의 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길게는 7∼10일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인터넷전화 시장은 '춘추전국시대'

작년 10월말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시행 이후 인터넷전화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사용하던 집전화번호를 그대로 인터넷전화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유선전화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KT가 지난 11일 차세대 인터넷 전화 ‘스타일(STYLE)’을 앞세우고 인터넷전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한층 가열되고 있다.

KT는 작년까지만 해도 경쟁사들의 인터넷전화 확산전략에 무대응으로 일관했지만 최근 정면돌파로 전략을 수정했다.

KT는 연내 인터넷전화 가입자 목표치를 200만명으로 잡고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통해 유선전화 가입자 이탈에 따른 매출감소와 유선전화 시장 점유율하락을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등 기간통신사는 물론 케이블업계 역시 분주하다. 작년말 기준으로 1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LG데이콤은 연내 225만 가입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데이콤은 5만원대의 저가 단말기와 함께 와이파이(WiFi)폰도 4종까지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070 가입자간 무료통화’를 최대 무기로 현장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SK텔레콤과의 결합상품 확대를 통해 인터넷전화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발신자번호서비스(CID), 단문메세징서비스(SMS) 등 부가서비스와 함께 집전화를 활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모뎀을 보급해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번호이동제 시행 이후 케이블TV 업계의 인터넷전화 시장 공략 역시 매섭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케이블TV 업계의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30만 7566명으로 30만명을 돌파했다. 티브로드가 8만3000명으로 가장 많고 CJ헬로비전 7만명, 씨앤앰 5만7000명 순이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인터넷전화로 바꾸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집전화 만큼이나 기업용 인터넷전화 경쟁도 뜨겁다.

삼성네트웍스, SK텔링크, 온세텔레콤 등 기업용 인터넷전화 시장 선점 업체들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KT,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전화 3사 역시 기업시장 진출을 저울질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네트웍스는 올해 ‘통합커뮤니케이션(UC)’ 서비스로 인터넷전화를 확대하고 있다. UC는 인터넷전화를 비롯해 메신저, 그룹웨어, 일정관리, 협업기능 등이 한꺼번에 구현되는 기업용 솔루션이다.

SK텔링크는 금융, 제조, 서비스, 공공기관, 중소기업 등 기업환경에 맞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외부에선 이동전화로, 사내에선 저렴한 인터넷전화로 사용하는 유무선 연동서비스(FMC)가 대표적이다. 온세텔레콤은 중소기업, 소호, 상가, 학원 등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작은 개별기업 입맛에 맞춰 음성, 부가서비스들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 LG데이콤은 디자인, KT는 영상통화 '장점'

인터넷전화 실제 사용자들의 평가는 어떨까.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KT 인터넷전화 사용자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 역시 적지 않다.

LG데이콤 인터넷전화 사용자들은 단말기의 세련된 디자인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AS 지연과 나쁜 통화품질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실제 사용자 K씨는 “수신기와 떨어져 있는 방이나 벽이 사이에 있을 때 수신률이 떨어진다”며 “무선공유기 사용시 동시 접속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데이콤 관계자는 “무선 공유기의 경우 아파트 40~50평형까지 커버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힘든게 사실”이라며 “최초 가입 시 홈페이지에서 성능 테스트를 해보고 서비스를 선택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이밖에 “텔레뱅킹이 차단되는 은행이 종종 있다”(형우진, 여, 33), “밧데리 너무 빨리 방전된다”(서명주, 여, 35)는 지적이 있었다.

SK브로드밴드 인터넷전화 사용자들은 ‘SK인터넷 사용시 사용료 무료’를 장점으로 들었다. 반면 통화품질이 떨어진다는 불만과 함께 타사 인터넷전화에 비해 기능이 단조롭다는 지적이 있었다.

통화 품질에 대해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현재 품질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고 전제하고 “장기적인 목표는 일반 유선 전화 수준의 품질로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말기 불만 사항에 대해서는 “현재 2차 모델 준비 중에 있으며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능이 대폭 추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인터넷전화 사용자들은 편리한 영상통화 기능과 충전이 용이한 점을 칭찬했다.

반면 사용자간 무료통화 기능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용요금이 비싸다는 불만이 있었다.

무료통화 기능에 대해 KT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용자 간 무료통화 서비스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상대적으로 비싼 사용금에 대해서는 “가격경쟁 보다 영상통화 같은 가격 대비 서비스 개선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전화에 가입하려면

인터넷전화에 가입하려면 우선 현재 사용중인 번호를 그대로 쓸지 070 번호로 가입할지 결정해야 한다.

070 번호로 신규 가입하면 신청 후 하루면 개통이 가능하다. 반면 번호이동을 할 경우 본인확인 절차 등을 거쳐야 해 통상 3~5일이 걸린다.

특히 070 번호로 가입하면 같은 통신사의 070 가입자끼리 무료통화가 되지만 번호이동을 하면 이런 혜택이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인터넷전화 단말기 선택 역시 유의해야 한다.

영상통화가 가능한 전화기는 20만원을 넘어서는 등 통상 10만원 안팎의 가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단말기 값이 부담된다면 약정기간에 따라 전화기를 무료로 주거나 임대해 주는 통신사 이벤트 활용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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