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정책 불신 지속… 걷히지 않는 불확실성

입력 2009-03-0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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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마지막 거래일(27일) 코스피시장이 씨티그룹 구제방안 합의에 따른 금융 불확실성 해소 기대와 저가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하루만에 소폭 반등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26일)는 오바마 정부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2500억달러의 예산을 추가 편성했다는 소식에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민간 의료보험 지원금 예산 축소 소식에 의료보건주들이 급락하고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27년래 최대치로 치솟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후반 약세로 반전, 주요지수가 1%~2%대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강보합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美 정부와 씨티은행간 구제안 합의 소식과 장중 외국인 현물 매수반전에 힘입어 상승폭을 확대한후 1070선에서 상당한 시간을 머물렀습니다.

장 막판 프로그램 매물이 급증하면서 상승탄력이 둔화된 지수는 전일대비 8.24p(0.78%) 오른 1063.03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매수우위를 유지하던 외국인이 장막판 49억원 순매도로 반전하며 14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고 개인도 846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월말 윈도드레싱에 나선 기관은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2246억원 순매도)에도 불구 보험(+558억원)과 기금(+507억원)을 중심으로 35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기타(자사주 매입등 +526억원)와 더불어 지수를 방어했습니다.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습니다.

닛케이지수가 1.48% 오른 것을 비롯해 코스피와 가권지수(0.85%)가 오름세를 탔고, 상해종합지수(-1.81%)와 항셍지수(-0.65%), 싱가포르지수(-1.40%) 등이 하락했습니다.

불확실성 완화 기대 건설•은행株 강세

씨티그룹에 대한 정부 지분 확충에 가닥이 잡히면서 신용 이슈에 민감한 은행주들과 건설주들이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신한지주(9.39%)와 KB금융(5.76%), 우리금융(5.38%), 전북은행(4.61%), 기업은행(4.03%) 등의 은행주들이 급등했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특정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른 손해율 감소 기대와 더불어 흥국쌍용화재(5.45%), 동부화재(5.11%), LIG손해보험(3.57%), 현대해상(1.91%) 등의 보험주들도 강세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낙폭이 컸던 건설주들에도 매기가 몰리면서 대림산업(7.73%)과 코오롱건설(7.38%), 신일건업(6.96%), 한일건설(6.41%), 현대건설(6.30%), 동부건설(6.19%) 등이 큰폭 상승했습니다.

업종별로는 건설(3.59%)과 금융(3.20%), 은행(2.53%), 유통(1.46%), 종이목재(1.45%), 음식료품(1.41%), 철강금속(1.20%), 전기전자(0.42%) 등 대부분이 올랐고, 통신(-1.54%), 운수장비(-0.23%), 화학(-0.19%) 등은 내렸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강원랜드(8.26%)와 롯데쇼핑(5.77%), LG디스플레이(3.87%), 하이닉스(3.60%), LG(2.51%), 두산(2.49%), 삼성물산(2.48%), LG텔레콤(2.07%), POSCO(0.96%), 현대중공업(0.28%) 등이 오름세를 탔습니다.

반면 최근 강했던 LG생활건강(-5.38%), NHN(-3.97%), 대한항공(-3.15%), SK텔레콤(-2.34%), 동양제철화학(-1.83%), 현대모비스(-1.72%) 등은 내렸습니다.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 IT주들의 경우 삼성전자는 보합세로 마감했고 LG전자는 1.51% 하락했습니다.

코스닥시장은 모처럼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27% 상승, 나흘만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LED주로 재평가되고 있는 우리이티아이(12.52%)를 비롯해 포휴먼(6.40%), 엘앤에프(5.44%), 메가스터디(5.08%), 포스랙(5.03%), 인터파크(4.99%), 하나투어(4.89%), 성광벤드(4.20%), 태광(3.95%), 코미팜(3.82%), 휴맥스(2.51%), 화우테크(3.35%), SK컴즈(2.65%), 키움증권(2.64%), 서울반도체(2.25%) 등이 지수상승에 기여했습니다.

한편 미국 행정부가 헬스케어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할 것이라는 소식에 전일 반짝 급등했던 헬스케어주들이 지원 예산 축소 소식에 하루만에 급락세로 반전, 비트컴퓨터(-7.61%)와 유비케어(-6.83%), 코오롱아이넷(-6.15%) 등이 동반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정책 불신감 지속..여전히 짙은 불확실성

씨티그룹이 사실상 국유화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27일 재무부는 보유중인 250억달러 규모의 씨티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재무부의 씨티그룹 지분은 현행 8%에서 36%로 대폭 확대돼 사실상 국영은행이 될 전망입니다.

기존 주주들은 신규자금 유입이 없는 가운데 주식수만 늘어나면서 주당 가치가 4분의 1수준으로 줄어드는 희생을 감수하게 됐습니다.

주말 뉴욕증시에서 씨티그룹 주가는 주주 가치 희석 우려와 배당 중단 우려, 대규모 손실 전망 등으로 39%나 폭락했고, 국유화의 첫단추를 꿴만큼 향후 국유화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로 BOA(-25.8%), 웰스파고(-16%) 등의 은행주들이 동반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민간은행 시스템을 지원한다"며 국유화란 단어 자체에 알러지 반응을 보여온 미국 정부와 버냉키 의장은 스스로 자신의 주장을 뒤엎은 셈입니다.

금융 질서에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무차별적 국유화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다분히 원론적이고 포괄적인 언급이었다고 해도 불과 며칠만에 없다던 국유화 은행이 등장함으로써 투자자들만 혼선을 겪게 됐습니다.

물론 씨티은행의 국유화는 불가피하고 긍정적인 측면이 적지 않지만 국유화 조치는 미국 경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서 향후에도 이와관련해 적지 않은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유화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였습니다. 국유화 조치에도 불구 궁극적으로 미국 은행들의 부실자산이 제거된 것은 아닙니다.

부실자산에 대한 손실을 누군가 감당해야 부실자산이 사라지는데 이번에 정부는 씨티그룹의 부실자산을 그대로 껴안았을뿐입니다. 아직 손실의 주체가 명확히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부실자산이 향후 할인매각되거나 완전히 상각처리되고 자산평가 및 회계처리가 투명해져야 비로서 불확실성이 제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다우존스 지수(-1.66%)는 7062.93으로 마감, 8천선이 붕괴된지 한달만에 7천선까지 위협받게 됐고, 나스닥 지수도 0.98% 하락했습니다.

한편 S&P500 지수(-2.36%)는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1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향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부실은행으로 지목되는 은행들은 추가적인 국유화 절차를 밟게 될 전망입니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정부의 이같은 애매한 정책운용 태도, 정책 불확실성입니다. 필자는 이부분에 대해서 여러 차례 언급해왔습니다. 주말 뉴욕증시는 정부의 국유화 관련 번복에 대한 실망감을 피력하며 하락했습니다.

국유화 조치와 관련해 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정부측의 '경기진단'입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향후 경제가 추가로 악화될 경우를 가정한 시나리오가 기준이 됩니다. 이는 향후 경기가 지금보다 악화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내년부터 경제가 회복되려면 정부와 의회, 연준이 취한 조치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성공해야만 한다"는 버냉키 의장의 며칠전 발언은 뒤집어보면,

(빨라도 내년이 되어서야 가능할) 경제회복은 정부와 연준의 금융지원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금융시장의 불안정 상태가 지속된다면 그 회복시기가 추가로 지연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추락하는 미국증시의 원인은 바로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이로인해 더욱 불확실해진 금융시장 및 끝을 알 수 없는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후 첫 국정연설에서 역설된 '경제회복에 대한 확신'이 시장에서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가를 상당폭 잃었음에도 불구 동유럽국가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트리거가 여전히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등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들은 좀처럼 걷히지 않는 양상입니다.

주가가 빠진 후에는 자율반등 성격의 기술적 반등이 뒤따르고 있으나, 많이 빠지고 적게 오르는 전형적인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증시 반등에도 불구 16.50원 오르며 1500원대에 아예 눌러앉을 태세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감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내주초에는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가 대규모 분기 손실을 공개할 예정에 있어 금융 불안감은 좀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GM의 파산 우려 등 미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지원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면서 또다른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악재들에 대한 내성 형성으로 인해 증시가 우려만큼 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등모멘텀이 부재하고 심리와 수급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보수적 관점을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불확실성들이 현저히 완화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아래로 하향 안정화되기까지는 안전운행이 유리해 보입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02-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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