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관계자 “우크라 협상단, 독극물 증세 아냐”

"환경적 요인이 원인"
우크라 정부 측 "사실 아니다"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AFP연합뉴스

미국 정부 관계자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겪은 증세에 대해 독극물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협상단 일부와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중독이 아닌 환경적 요인 때문에 충혈, 두통 등의 증세를 겪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정보에 따르면 환경적 요인임을 강력히 시사한다”며 “중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협상단 2명과 아브라모비치가 3일 키이우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협상 직후 중독 의심 증세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피부가 벗겨지고 눈이 충혈됐으며 시야가 흐려지고 두통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이들은 회의를 마치고 키이우의 한 아파트로 이동한 후 중독 증세를 보였다. 다음 날 르비우, 폴란드를 거쳐 터키 이스탄불로 치료를 위해 이동했다.

공격 배후가 누구인지, 어떤 종류의 독극물이 사용됐는지 불분명한 상태다. 소식통들은 평화회담을 방해하려는 모스크바의 강경파들이 비밀리에 이들을 공격한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벨링캣의 수석조사관 크리스토 그로체프는 이들의 증상을 찍은 사진을 살펴봤으나 이스탄불로 급히 이동하느라 르비우에서 개인 검사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독일 조사팀이 나섰으나 독극물을 탐지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로체프는 이번 공격에 대해 죽일 의도가 아니라 경고였다고 설명했다.

그로체프는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2020년 신경작용제 중독 사건을 조사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과 가까운 소식통은 이번 중독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또 다른 허위 정보 사례”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번 사건을 부인하지 않은 채 “협상단이 평소처럼 일하고 있다”며 “언론에서 많은 추측, 음모가 있지만 분명한 것은 협상단이 현재 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브라모비치 대변인은 CNN에 “답변할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