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에 가고 싶다] ITX-청춘, 젊음의 종착지 ‘춘천역’

입력 2022-03-1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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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가수 김현철이 발표한 ‘춘천 가는 기차’는 그 시절 청춘들의 낭만에 대한 서정적인 가사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다. 봄춘, 내천, 봄이 오는 시내, 그 시절 춘천역엔 그렇게 사랑과 낭만을 찾아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춘천역은 경춘선의 시·종착역으로 1939년 7월 20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1950년 한국전쟁으로 인해 춘천 일대가 완전 폐허가 되면서 역사 역시 붕괴되는 아픔을 겪지만 1958년 새로운 역사 신축에 이어 의암댐, 춘천댐, 소양강댐이 건설되어 수도권 상수원 원류 지역으로 다시 태어난다. 깨끗한 물을 위한 개발 제한이 오히려 청정 환경을 보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하여 급격한 산업화에 지친 사람들이 찾는 호반의 도시가 되었다.

▲옛 춘천역사.
▲옛 춘천역사.
현재의 역사는 2010년 경춘선 복선화에 따라 새롭게 태어난 역사이다. 옛 녹색 기와지붕의 춘천역사 대신 소양강댐의 모습을 역사 전면에 형상화한 역사가 우리를 반긴다. 소양강가에서 스카이워크와 처녀상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막국수와 닭갈비가 그들의 빈속을 달래준다. 강가에서 돌아서서 구봉산 카페거리로 가면 춘천의 전경과 황홀한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 도시 청년들의 꿈과 사랑의 상징이었던 춘천은 2000년대를 지나 독창적인 문화예술과 문화산업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춘천 애니메이션 파크는 의암호 일대에 조성된 테마파크이자 ‘구름빵’을 탄생시킨 국내 최대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클러스터이며, 2002년 한류 열풍의 주인공이었던 드라마 ‘겨울연가’ 역시 춘천을 배경으로 태어났다.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제4 미사일 사령부를 포함한 미군 부대가 춘천에 주둔하는데, 그곳이 바로 현재 춘천역 일대의 ‘캠프 페이지’이다. 캠프 페이지는 1983년 중공민항기 256편의 불시착으로 한중 수교의 물꼬를 트게 된 역사적 현장이다. 당시 상하이 훙차오 국제공항으로 이동 중이던 여객기는 대만으로 정치적 망명을 요구하는 납치범들에 의해 캠프 페이지에 불시착하였다. 이 사건으로 중국 정부와 대한민국 간에 처음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중화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이라는 정식국호가 사용되었고 체육, 관광, 문화 등 비정치적인 영역에서 교류가 시작되었다.

▲경춘선의 준고속열차 ITX-청춘.
▲경춘선의 준고속열차 ITX-청춘.

2010년 12월 21일 무궁화호의 마지막 운행이 끝나고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었다. 그리고 2012년 2월 28일 경춘선의 새로운 준고속열차 ITX-청춘의 시대가 열렸다. 용산부터 춘천까지 1시간 30분. 경춘선의 새로운 출발이었다. ‘ITX’는 ‘Inter-City Train eXpress’의 약자로, ‘도시 간 급행열차’를 뜻하며 ‘청춘’은 꿈과 열정이 있는 젊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공모를 통해 명명하였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기차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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