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브릭스’ 대신 ‘틱스’ 뜬다...우크라 사태로 가속화

입력 2022-03-16 16:32 수정 2022-03-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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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장 러시아 기업 주식 거래 중단
모스크바증권거래소 지난달 25일부터 폐쇄
브라질·러 빠진 대신 한국·대만 들어간 틱스에 주목

▲독일 베를린에서 2월 27일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에 참가자가 블라디미르 히틀러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에서 2월 27일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에 참가자가 블라디미르 히틀러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신흥시장 질서 재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속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서방 제재 여파로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이탈하면서 한때 신흥시장을 주름잡았던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가 지고 있다. 대신 브라질과 러시아를 빼고 한국과 대만을 포함시킨 ‘틱스(TICKs, 대만·인도·중국·한국)’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고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폭풍으로 러시아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러시아 검색엔진 1위 업체인 얀덱스와 최대 이동통신사 MTS를 포함한 미국 상장 러시아 기업들의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모스크바 증권거래소는 지난달 25일 이후 폐쇄된 상태다. 서방사회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융 시장 붕괴를 우려해 외국인의 국내 유가증권 매도를 금지했다.

러시아 증시는 미국 주요 지수에서도 퇴출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러시아를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제외했다. 디미트리스 멜라스 MSCI 지수 연구 책임자는 “고객과 투자자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없다면 러시아 증시를 계속 포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주식시장이 현재 ‘투자 불가(uninvestable)’ 상태여서 지수 제외는 자연스러운 절차라는 의미다.

▲MSCI 신흥시장지수 추이. 15일(현지시간) 1026.77. 출처 인베스팅닷컴
▲MSCI 신흥시장지수 추이. 15일(현지시간) 1026.77. 출처 인베스팅닷컴

이 같은 움직임으로 신흥시장 질서 재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수십년간 세계 경제 성장엔진으로 브릭스가 주목을 받았다.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은 2001년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이 거대한 영토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보이자 이들 국가 영문명 첫 글자를 따 브릭스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주요 수출국인 브라질과 러시아 경제가 휘청였다. 브릭스 성장세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용어를 만든 골드만삭스마저 브릭스펀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운용을 중단했다. 브릭스 추락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결국 기름을 부었다. 온라인 투자 플랫폼 이토로의 투자 애널리스트인 캘리 콕스는 “신흥시장 지형이 변화를 겪고 있었다”며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러시아에 회의적인 투자자들이 늘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불안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 대안으로 한국과 대만이 포함된 ‘틱스’를 꼽는다. 러시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틱스 시대로의 전환이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과 대만은 IT와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강국으로 발돋음하고 있다. 러시아의 EM지수 퇴출로 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다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MSCI 신흥시장지수 내 러시아의 비중은 약 3.3% 수준이며, 한국은 약 12%를 차지한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에릭 위노그라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릭스가 주목받던 시절이 지나갔다”며 “브릭스는 더 이상 성장엔진이 아니고 새로운 질서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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