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왜 폭주할까

입력 2022-02-22 11:37 수정 2022-02-22 16:2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우크라는 러시아와 깊은 문명적 유대"
"나토와 미국이 대러 공격 위한 발사대로 변질 시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서류에 사인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서류에 사인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 주도 국제사회 질서에 강한 불만을 품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후 TV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사회에 대한 인식과 불만을 분명히 드러냈다.

연설에 담긴 푸틴의 기본 인식은 고대부터 러시아 땅인 우크라이나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대러 공격의 전진기지로 변질시켰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경은 소련 초대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레닌이 임의적으로 그었으며 1991년 소련의 급격한 해체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1917년 볼셰비키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등장한 최초의 공산국가 소련은 1991년 12월 사망 선고를 받았다. 개혁개방 물결을 타고 1989년 동유럽에 민주화 혁명이 번지면서 공산당 정권이 잇달아 무너진 결과다. 옛 소련의 핵심국가인 러시아와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 3국 정상은 소련을 해체하고 느슨한 형태의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을 창설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1991년 국민투표 결과 인구의 압도적 지지로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러시아도 이를 빠르게 인정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에는 우크라이나의 정체성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결성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지역에 대한 제재 행동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결성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지역에 대한 제재 행동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그러나 푸틴은 우크라이나 국경 자체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깊은 문명적 유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연히 우크라이나의 국가 정당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단순한 이웃 나라가 아닌 역사, 문화, 정신적 공간의 일부”라며 “우크라이나는 고유한 국가의 전통을 가진 적이 없다”고 노골적으로 밝혔다.

푸틴 폭주의 배경에는 서방에 대한 뿌리 깊은 적대감도 자리하고 있다. 푸틴은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친서방계 후보가 푸틴 측근을 제치고 대통령에 오른 사건으로 타격을 입었다. 2014년 또 다른 우크라이나 혁명으로 친러시아 대통령이 축출되고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자 크림반도를 합병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 “이 같은 변화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벌어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식민지”라고 맹비난했다.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행보가 푸틴의 정치 생명과 직결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화된 우크라이나는 푸틴이 소련 붕괴 폐허 위에 건설한 권위적 국가에 전략적 위협이 된다. 푸틴과 그의 ‘이너 서클’ 부패에 분노하고 있는 러시아 민주화 세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어서다. 러시아 내 정치 개혁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상승률 1위 전선株, 올해만 최대 320%↑…“슈퍼사이클 5년 남았다”
  • '하이브' 엔터기업 최초 '대기업집단' 지정
  • 의대생 1학기 유급 미적용 검토…대학들 '특혜논란' 시비
  • [금융인사이트] 홍콩 ELS 분조위 결과에 혼란 가중... "그래서 내 배상비율은 얼마라구요?"
  • 옐런 “중국 관세, 미국 인플레에 영향 없다”
  • 15조 뭉칫돈 쏠린 ‘북미 펀드’…수익률도 14% ‘껑충’
  • 깜깜이 형사조정위원 선발…“합의 후 재고소” 등 부작용 우려도 [조정을 넘어 피해회복 '형사조정제도']
  • 베일 벗은 '삼식이 삼촌', 송강호 첫 드라마 도전에 '관심'
  • 오늘의 상승종목

  • 05.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985,000
    • +0.71%
    • 이더리움
    • 4,074,000
    • +0.15%
    • 비트코인 캐시
    • 603,000
    • -0.74%
    • 리플
    • 701
    • -0.57%
    • 솔라나
    • 201,400
    • -1.13%
    • 에이다
    • 604
    • -1.15%
    • 이오스
    • 1,058
    • -2.31%
    • 트론
    • 176
    • +0.57%
    • 스텔라루멘
    • 145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3,550
    • -2.05%
    • 체인링크
    • 18,310
    • -3.07%
    • 샌드박스
    • 577
    • -0.1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