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상담소]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

입력 2022-02-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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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우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회장·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

오미클론의 대유행 속에서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2연패를 달성한 클로이 김이 피워낸 꽃은 유독 아름답다. 그녀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 그리고 인종차별로 큰 고통을 받았다. 이전에 받았던 금메달을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정도의 우울증에 시달렸지만, 그녀는 세계 정상에 다시 오르고야 말았다.

클로이 김의 성공 이야기는 우울한 사람들에게 분명 희망을 줄 수 있는 귀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런 ‘성공모델’이 항상 희망적이지는 않다고 우울장애를 겪고 있는 당사자는 이야기한다. 오히려 흔히 없는 성공 사례는 그들에게 비현실적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고, 되려 희망 고문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다만, 고통의 오늘 하루를 어떻게 버텨낼 것인지의 문제가 이들에겐 더 절박하다. 대다수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은 희망의 결핍 속에서 매 시간을 버텨내야만 하는 ‘생존모델’에 가깝다.

우리 각자의 삶은 성공과 생존의 중간 어딘가 머물러 있을 것이다. 행여 좋은 조건이 충족된다면 성공에 가까운 삶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는 고통스러운 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절박한 삶이 될 수도 있다. 우리 삶은 본질적으로 성공보다는 생존에 가깝다. 성공이라는 먼 방향을 향해 단 한 걸음이라도 내디딜 수 있다면, 여기서 생존이 시작된다. 매일 아침 어렵게 눈을 뜨고 천근 같은 몸을 일으켜 전쟁 같은 하루에 뛰어들어야 하는, 아주 작은 시도에도 큰 용기를 발동해야만 하는 그들은 결코 ‘실패모델’이 아니다. 영광의 금메달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과 오늘의 작은 성공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게라도 해야 오늘을 버티는 용기를 가까스로 부여잡을 수 있을 테니까.

“올림픽의 의미는 승리가 아니라 참가에 있으며, 인생의 의미는 성공이 아니라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 -쿠베르탱

황정우 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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