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등 'K푸드', 글로벌 집밥족 덕에 해외사업 '날개'

입력 2022-02-14 16:39 수정 2022-0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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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대한통운 제외 매출 첫 15조 돌파…농심ㆍ오리온 등도 원자재 비용 부담 등에도 해외사업은 호조

글로벌 집밥족에 힘입어 '내수기업 꼬리표'를 뗀 국내 식품기업들이 해외 사업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2년간 실적 고공행진을 했던 식품 기업들은 기저 효과에도 불구 해외 집밥족을 꾸준히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오너 3세를 해외사업부에 전진 배치하고 조직개편을 시도하는 등 세계인 식탁 점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매출(CJ대한통운 실적 제외, 연결기준) 처음으로 15조 원을 돌파했다고 14일 밝혔다. 매출은 11.2% 증가한 15조 7444억 원, 영업이익은 13.2% 늘어난 1조 1787억 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의 연 매출이 15조 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1조 원을 돌파했다.

▲더CJ컵에 마련된 비비고 컨세션에서 비비고 만두 도시락을 먹고 있는 가족. (사진제공=CJ제일제당)
▲더CJ컵에 마련된 비비고 컨세션에서 비비고 만두 도시락을 먹고 있는 가족. (사진제공=CJ제일제당)
특히 해외 식품 사업부문의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해 식품부문에서만 매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6.7%, 8.8% 증가한 9조 5662억 원, 5547억 원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미국 슈완스를 포함한 해외 매출은 4조 3638억 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45%가량을 차지했다.

미주 시장에서 글로벌 전략제품(GSP) 매출은 전년비 29% 늘었고, 슈완스 냉동피자 ‘레드바론’은 현지 피자 브랜드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중국에서는 만두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확대해 온라인 매출이 약 50% 늘었다. 일본에서는 음용식초 ‘미초’ 매출이 56% 이상 올랐고, 유럽 시장에서는 만두 매출이 72% 뛰었다.

주요 식품기업들 역시 영업익은 코로나 발발 이후 원자재, 물류비 급등 등 비용 압박요인과 기저효과로 인해 대체로 줄었지만 해외 성적표만큼은 좋았다.

▲오리온 초코파이. (오리온)
▲오리온 초코파이. (오리온)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직전 연도 대비 소폭 하락한 반면,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은 역대 최고 연 매출을 달성했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매출액은 16.9% 성장한 3414억 원, 영업이익은 0.6% 성장한 640억 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의 연 매출 3000억 원 돌파는 2016년 2000억 원을 넘어선 이후 5년 만의 성과다. 러시아 법인 역시 매출액이 31.4% 성장한 1170억 원을 기록하면서 현지 제과 시장 진출 이래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삼양식품의 '불닭'도 글로벌 무대에서 날았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연간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6420억 원, 655억 원으로 각각 1%, 31% 가까이 동반하락했지만 판가 인상분이 반영되기 시작한 4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8%, 37% 가까이 성장한 1928억 원, 217억 원으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분기별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매출액(679억 원)보다 해외 매출액(1249억 원)이 전년 대비 48.4% 크게 늘면서 전체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건비, 해상운임비, 마케팅비 등 전반적인 비용 상승 압박이 이어졌으나, 마진이 높은 해외 매출 증가에 힘입어 이익 레버리지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농심도 기저효과 등 여파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4% 가까이 하락한 1061억 원을 기록했으나 미국 법인의 실적 전망치는 청신호다. 지난해 농심의 미국 지역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3452억 원, 영업이익은 329억 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부터 가동될 LA 2공장 가동률이 적정수준에 도달할 경우 미국 지역 매출은 6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라면 수요 증가, 수요층 저변확대 가능성, 라면의 프리미엄화 등을 고려할 때 농심의 미국 법인 매출은 추정치를 상회하는 성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농심 신라면을 즐기는 세계인 (농심)
▲농심 신라면을 즐기는 세계인 (농심)

주요 식품기업들은 오너 3세를 해외사업부에 전진배치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해외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글로벌 헤드쿼터(HQ) 산하에 식품성장추진실을 신설해 6대 글로벌 전략제품(GSP, 만두·치킨·김·김치· K소스·가공밥)을 육성한다고 밝혔다. 식품성장추진실 산하 전략기획 부문에서는 미주, 아태, 유럽 등 권역별 성장 전략기획뿐 아니라 식물성식품 사업, 스타트업 투자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및 실행을 맡게 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식품성장추진실을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권역별 추진 전략도 구체화했다. ‘K푸드의 불모지’로 불리던 유럽에는 영국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식 경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유럽 국가에서는 대형마트 내에 숍인숍 형태인 ‘비비고 투 고(BIBIGO TO GO)’ 매장을 운영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미 지난달 루마니아 까르푸 매장에 ‘비비고 투 고’ 1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유럽에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지난해 비비고 만두의 유럽 매출은 전년대비 70%나 늘었다.

SPC그룹은 연초 허영인 회장의 장남 허진수 SPC그룹 글로벌BU(Business Unit)장을 파리크라상 사장으로 승진 발령해 해외사업을 이끌도록 했다. 그동안 국내 성공 모델을 해외에 적용하는데 앞장서온 허 사장은 이번 인사로 글로벌 사업 전략 강화에 나선다.

삼양식품의 오너 3세 전병우 이사는 글로벌 이커머스 확대에 주력하는 신규 계열사 '아이엠애니'의 사내 단독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향후 해외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수출액은 2017~2020년 연평균 22% 증가, 해외 매출 비중은 14%p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 밀양신공장이 4월 완공되고, 미국, 중동 등 중국 외 국가로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해외 실적 모멘텀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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