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마술사 최현우 "의심 많은 한국 관객, 성장의 기회됐죠"

입력 2021-12-16 06:00

3년 만에 '더 브레인'으로 관객 만나…"마술은 심리학과 뇌과학 집약체"

▲최현우의 마술쇼 '더 브레인' 공연 스틸. (사진제공=라온플레이)
▲최현우의 마술쇼 '더 브레인' 공연 스틸. (사진제공=라온플레이)
화려한 무대 위에 홀로 등장해 근사한 쇼를 선보이는 라스베이거스식의 마술은 잊어도 좋다. 전 세계 마술 트렌드는 사람의 심리를 읽어내는 '멘탈리즘'을 활용한 마술인 '멘탈매직'으로 바뀌었다. 심리학, 뇌과학, 행동과학 등 과학과 마술이 결합한 멘탈매직에 참여한 관객과 마술사는 치밀한 두뇌게임을 펼치며 하나의 마술쇼를 이뤄낸다.

어느덧 데뷔 25주년을 맞은 마술사 최현우가 3년 만에 멘탈매직을 활용한 '대면 마술쇼'를 선보이고 있다. 공연명은 '더 브레인'이다. 뇌과학자 송영조가 자문에 참여했다. 지각 능력, 연속의 법칙, 기억력의 법칙, 돌발적 학습 효과 4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최현우는 "트릭이나 도구로 마술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 그 이면엔 심리학과 뇌과학이 있다"고 했다.

"마술이라고 하면 고정관념이 있어요. 비둘기 마술이나 상자 안에 사람 넣고 칼 넣는 식의 '일루전 마술'을 떠올리곤 하죠. 하지만 저는 일루전 마술을 할 때도 직접 설명해요. 가로, 세로 등 잘리는 방식이 다양하다는 걸 보여드리는 거죠. 즉석에서 관객을 무대 위로 초대해서 잘랐다가 붙여드립니다.(하하) 마술은 이렇게 점점 관객 참여형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최현우는 이번 공연에서 마술의 뒷이야기까지 공개한다. '마술의 비밀을 알려주면 안 된다'는 마술의 제1 규칙까지 깨버리면서 말이다.

"마술의 비밀을 알려드리면 실망하실 것 같죠? 오히려 기립박수를 치시더라고요. 스마트폰을 이용한 마술, 예언 마술, 4m가 넘는 소품이 사라지는 마술 등 다양한 마술을 준비했어요. 아, 로또 마술의 비법은 공개할 수 없답니다.(하하)"

다음은 최현우와 일문일답.

- 3년 만에 공연으로 돌아온 소감은.

"많은 분과 함께 대면으로 만나 공연하니 매 순간 감격스럽고 떨립니다. 그동안 매년 12월에 공연하는 게 삶의 일부이고 당연한 일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마술사 최현우. (사진제공=라온플레이)
▲마술사 최현우. (사진제공=라온플레이)

- 팬데믹 동안 관객을 마주하지 못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삶의 변화를 겪었어요. 마술 역시 그렇습니다. 마술을 보여드릴 플랫폼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죠. 줌(zoom)으로 비대면 공연도 하고 유튜브 채널로 마술을 보여드리고 있거든요. 사실 대면 마술과 비교 불가예요. 마술은 반드시 현장에서 경험하셨으면 해요. 하지만 코로나가 지속한다면 방향성을 바꿔야 할 필요성도 있다는 생각에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 새로운 공연을 기획할 때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을 받나.

"가장 많이 소스를 얻는 건 '책'이에요. 이번 공연도 끝나고 관객이 나갈 때 어떤 뇌과학과 심리학에서 마술을 참조해 만들었는지 레퍼런스들을 소개합니다. 또 넷플릭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아이디어를 얻어요. 다큐멘터리에서도 재미난 것들이 많고요. 특정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게 아니에요.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곳에서 무언갈 얻으면, 마술과 접목하겠단 생각이 들죠."

- 한국은 마술사가 활동하기에 어떤 환경인가.

"한국인들이 의심이 많아요.(하하) 한편으론 그래서 활동하기에 좋죠. 강한 의심이 저희를 채찍질해서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현대마술의 역사가 짧은데도 저뿐만 아니라 후배들까지 전 세계에 활동할 수 있었던 배경은 한국의 척박한 환경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또 의심이 해소되지 않고 환호로 바뀌면 정말 열정적으로 소리를 지르십니다. 물론 한계도 있어요. 유럽이나 미국은 마술의 역사도 오래됐고, 공연장 환경도 압도적으로 좋아요. 우리나라는 공연예술 역사 자체가 오래되지 않아 마술하기에 공연장 환경이 불편합니다. 하지만 많이 좋아해 주시고 찾아와주셔서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 최근 두 번이나 로또 당첨번호를 맞췄다.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마술은 시대상을 반영해요. 대중예술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원하는 마술을 보여드림으로써 그들의 욕구를 해소하게 하는 거죠. 공중부양 마술이 유행했던 것도 비행기가 지금처럼 대중적이지 않았기 때문이거든요. 현대인들은 로또로 토요일의 마법을 꿈꿉니다. 이 역시 마술사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해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어떻게 맞추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요."

▲뇌과학과 심리학이 접목된 마술쇼 '더 브레인' 무대 위 최현우. (사진제공=라온플레이)
▲뇌과학과 심리학이 접목된 마술쇼 '더 브레인' 무대 위 최현우. (사진제공=라온플레이)

- 관객들이 어떻게 기억해주기를 바라는가.

"마술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의 마음속 어딘가에는 마법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대에서 진행하는 마술 공연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아이를 낳는 등 인생에서 마법의 순간들을 자주 경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로 많은 분이 예전의 일상을 그리워하고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데 이것 또한 인생에서 마법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마법이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 카드 마술을 연마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한다면.

"카드 마술은 손기술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매일매일 일정 훈련을 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기술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관객과의 호흡, 대사, 표정, 바디랭귀지 등 전체적으로 연출이 되어야만 완성이 됩니다. 접근하기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어렵습니다. 이번 '더 브레인' 공연에서 관객이 섞은 카드를 즉석에서 섞고 그것을 기억하여 손기술로 재배열하는 것까지 직접 볼 수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 마술사로서 앞으로의 목표나 꿈.

"사람들이 마술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나 의심의 여지를 모두 제외하는 공연의 형태를 준비 중이에요. 여러분들의 생각 속에 최고의 마술사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도록 평생 마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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