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꽃보다 남자' 녹화현장

입력 2009-02-09 07:31 수정 2009-02-0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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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월화극 ‘꽃보다 남자’가 소녀들 사이에 신드롬으로 자리 잡았다. ‘막장 드라마’니 뭐니 해도 ‘꽃보다 남자’의 열풍은 잦아들지 않는다. ‘꽃보다 남자’에 대한 비판 역시 관심의 일종이다.

꽃미남 재벌2세 무리로 들어간 여고생의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판타지를 반영한다. 과거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재벌2세와의 우연한 만남을 꿈꾸는 20,30대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했다. 10대의 판타지는 학교라는 공간성에 갇혀야 생명력을 지닐 수 있다. 현실에서 출발한 상상이라야 감정이입이 용이하다.

서민 소녀를 대표하는 ‘금잔디’(구혜선)가 10대의 대리만족을 위한 매개체다. 평범한 여고생이 명문 집안의 잘생긴 아들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10대의 상상 혹은 바람을 금잔디가 실현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 후계자 ‘구준표’(이민호)가 금잔디에게 홀딱 반해버린다는 설정은 10대의 로망과도 같다.

주인공들의 부모는 존재감이 미미해야 한다. 주인공이 독립해서 홀로 살거나 부모의 간섭에서 자유로운 설정이 하이틴 판타지의 대부분이다. ‘꽃보나 남자’중 금잔디의 부모와 동생은 보통 가족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구경꾼, 방청객 구실이다. 금잔디를 고아로 만들지 않기 위해 억지로 구겨 넣은 캐릭터인 듯도 하다.

인터넷 소설에서도 이 같은 특징들이 발견된다. 잘생기고 싸움 잘하는 킹카들과 여고생의 사랑 이야기가 주류다. 이 경우, 여자에게 무관심하던 킹카가 평범한 여학생에게 끌리는 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소녀들을 겨냥한 하이틴 콘텐츠가 지녀야 할 기본 덕목이다.

‘꽃보다 남자’가 현실 반영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이유다. 어차피 판타지물로 포지셔닝 돼있기 때문에 현실과 다르다고 백날 지적해 봐도 요지부동이다.

집단 따돌림, 10대 남녀의 동침 등 자극적인 소재들은 만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원작이 묘사하는 집단 따돌림은 건물 옥상에 밧줄로 사람을 매다는 등 훨씬 강도가 높다. 만화에는 남녀 주인공이 산 속에 갇히면서 속옷 바람으로 끌어안고 밤을 새우는 장면도 나온다.

원작 만화라는 방패가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비호하고 있다. 덕분에 이 드라마의 세계에서는 청소년이 자동차를 운전할 수도 있다. 돈 많은 도련님들은 사복 차림으로 등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학여행을 갈 때도 전용기를 타고 간다.

청소년들의 열렬한 지지도 ‘꽃보다 남자’를 감싸고 있다. 지나친 간접광고(PPL), 폭력적인 설정들이라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꽃보다 남자’는 건재하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꽃보다 남자’ 얘기 밖에 안 한다고 할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 이 드라마는 군림하다시피 하고 있다.

‘꽃보다 남자’의 콘텐츠 영향력은 또 다른 PPL을 양산하고 있다. 주인공들에게 교복을 입혀준 제일모직 빈폴은 PPL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10대에게 왜 자동차를 몰게 했는가라는 설정도 곰곰이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주인공들이 걸치고 타고 먹는 족족 관심이 모아진다.

‘꽃보다 남자’ 밥상에 숟가락을 얹고 싶어 안달이 난 광고주들은 이들 주인공을 모델로 발탁하며 특수를 노리고 있다. ‘F4’와 ‘신데렐라’ 금잔디를 인터뷰하고 싶다는 온갖 미디어가 대기 중이다. ‘구준표’ 이민호(22)는 벼락 스타가 됐다.

‘꽃보다 남자’는 새로운 부류의 막장 드라마 탄생을 알렸다. 불륜, 살인, 불치병 등 막장 드라마의 속성에서 빗겨난 신 개념 막장 극이다. 막장이란 오명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꽃보다 남자’를 칭찬해야 할지 비난해야 할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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