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현장] ‘모듈러 교실’ 직접 가봤다…“쾌적" vs "협소”

입력 2021-10-08 19:26 수정 2021-10-0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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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모듈러 교사 화재·안정성 보완해나갈 것”

▲경북 구미 지산초등학교 모듈러 교실. 지산초는 노후 교사동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면서 지난 6월부터 내년 1월까지 7개월간 모듈러 교실를 임대해 임시 교실로 사용하고 있다.  (손현경 기자)
▲경북 구미 지산초등학교 모듈러 교실. 지산초는 노후 교사동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면서 지난 6월부터 내년 1월까지 7개월간 모듈러 교실를 임대해 임시 교실로 사용하고 있다. (손현경 기자)

공장에서 골조, 마감재, 기계 및 전기시설 등을 갖춘 건물을 완성해 학교로 가져와 조립한 교실이 최근 학교 현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컨테이너 교실’이라고 지적 받는 ‘모듈러 교실(모듈러 교사·조립식 이동건물)’에 이투데이가 8일 직접 가봤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경북 구미 지산초를 찾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주재 ‘모듈러 교실 설치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경북 구미 지산초를 찾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주재 ‘모듈러 교실 설치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모듈러 교사 우려에 부총리 현장에…“안전 우려 줄일 것”

“교실이 이전 일반 학교 교실보다 작다” “계단이 하나밖에 없어서 불편하다”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좁다. 지난 6월부터 모듈러 교실을 사용해온 경북 구미 지산초등학교 구성원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이날 지산초에서 열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 ‘모듈러 교실 설치 현장’ 간담회에서 유은혜 부총리도 “학교가 협소한 것 같지만 활동하는 데 안전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학교를 직접 둘러본 의견을 밝혔다.

앞서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학부모의 모듈러 교실 사용에 대한 우려 제기가 있었다. 이에 향후 전국적으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전환에 따른 장기간 공사, 과밀학급 해소, 통폐합 예정 소규모학교, 재난위험시설 등 학생 수용 문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게 교육부 측의 설명이다.

지산초는 노후 교사동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면서 지난 6월부터 내년 1월까지 7개월간 모듈러 교실를 임대해 임시 교실로 사용하고 있다. 지산초가 설치한 모듈러는 가로 6.6m, 세로 9.0m, 층높이 3.3m다. 지상 3층 규모로 일반실 12실과 화장실 6실 등 총 18실을 갖추고 있다.

▲지산초 모듈러 교실은 로이코팅(로이유리) 유리를 복층으로 사용하고 있다. 화장실 천장에는 냉난방 기능이 가능한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 (사진 왼쪽부터) (손현경 기자)
▲지산초 모듈러 교실은 로이코팅(로이유리) 유리를 복층으로 사용하고 있다. 화장실 천장에는 냉난방 기능이 가능한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 (사진 왼쪽부터) (손현경 기자)

교육부 관계자는 “(지산초 모듈러교사는) 채광을 최대화하고 단열등급을 일반 학교 건물과 맞추기 위해 로이코팅(로이유리) 유리를 복층으로 사용해 학생들의 쾌적한 학습 환경을 조성했다”며 “각 층에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소방화재탐지설비와 다수의 소화기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가 4층 이상이라면 소방시설법에 따라 스프링클러 등 화재 예방시설까지 갖춰야 하지만 지산초 모듈러 교사는 3층이기 때문에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간담회에서 “아직 ‘모듈러 교사’를 ‘컨테이너 교실’로 알고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며 “가장 많이 우려하는 부분이 화재와 안정성인데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보완해서 (관련) 보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각 층에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소방화재탐지설비와 다수의 소화기가 마련돼 있다. 돌봄교실도 구축돼 있다.(사진왼쪽부터) (손현경 기자)
▲각 층에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소방화재탐지설비와 다수의 소화기가 마련돼 있다. 돌봄교실도 구축돼 있다.(사진왼쪽부터) (손현경 기자)

아…컨테이너 교실이요? “좋아요” vs “좁아요”

수업이 끝난 하굣길의 지산초 학생들은 ‘모듈러 교실’보다는 ‘컨테이너’라는 단어로 조립식 이동건물을 불렀다. 이들에게 모듈러 교실 이미지는 전반적으로 ‘새롭고 쾌적하다’였다.

이 학교 4학년 김연호(11ㆍ가명) 군은 “기존 건물의 교실은 분필 칠판(백묵 칠판)을 사용해 가루가 날려 혹시나 건강이 안 좋아 질까 봐 걱정됐다. 그런데 새 컨테이너 교실(모듈러 교실)은 물 칠판이라 몸에 부담이 가지 않아 좋다“며 ”기존 교실보다 크기가 좁아진 부분은 아쉽지만, 공사가 끝나고 새로운 건물에서 수업을 받을 생각에 벌써 기대된다“고 말했다.

3학년 임우정(10ㆍ가명)군은 "전반적으로 교실이 세련되진 것 같다"면서 "기존 교실에서는 TV를 가까이 시청해야 해 전자파 등으로 시력이 안 좋았는데 컨테이너 교실(모듈러 교실)이 생기면서 교실 중앙에 대형스크린(프로젝터)을 활용해 수업을 받으니까 시력도 좋아진 기분이 든다"며 고 말했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 학교를 그리워하는 학생도 있었다. 유희나(12ㆍ가명) 양은 "옛날 일반 교실에서는 냄새가 안 났는데 컨테이너 교실(모듈러 교실)에서 처음 맡아보는 인공적인 냄새가 나 머리가 아프다. 쇠 냄새 같은데 잘 모르겠다"면서 "공사가 끝나고 더 좋은 환경의 새로운 학교가 지어진다는 데 별로 기대가 안 된다. 예전 우리 학교의 모습이 그리워지고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업체들 “모듈러 교사, 교육현장에 대안적으로 필요…확대될 것”

관련 업체들은 모듈러 교실이 향후 더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산초 모듈러교사 제작업체인 유창이앤씨 조우제 대표는 "향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모듈러 교실을 이용한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필수적이다. 학교는 아파트나 오피스 등 타 건물 대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단열 성능, 열 교환형 환기장치 등 첨단 에너지 절약기술도 교실에 적용하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친환경 흐름과도 방향을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관 폴라리스그룹총괄 부사장은 "신생아 수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어 방과 후 돌봄 교실의 신축은 교육현장에 예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모듈러 교실은 부모 퇴근까지 돌봄 교실을 확보하는 데 있어 탄력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장소로서 주요 대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모듈러교사는 고교학점제, 교과교실제, 자유학기제 등 교육과정과 연계해 유연하게 학교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며 "개인, 그룹, 학급 등 다양한 학습 집단 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어 학교를 신설하거나 학교 건물을 신축할 때 '모듈러 교사'로 짓는 방안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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