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김상균 교수 “현실 도피 우려 크지만, 메타버스는 소외된 이들 위한 공간"

입력 2021-10-0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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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ㆍ저소득층은 디지털 소외 우려...사회적 접근성 넓히는 게 숙제

사람들은 늘 세상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두려워하잖아요. 특히, 최근 여러 변화가 있는 상황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렌즈’가 필요한 시점인 거죠. 메타버스는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틀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국내 메타버스 권위자인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최근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내외 대학에서 로보틱스, 산업공학, 인지과학, 교육공학을 전공한 뒤 메타버스 관련 각종 연구에 참여했다. 지난해부터는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 등 메타버스에 관한 책 3권을 펴냈다.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다. 10대들에게는 이미 미국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네이버제트의 ‘제페토’ 등을 통해 익숙해진 개념이며, 정부에서도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메타버스 사업 지원을 추진할 정도다. 이투데이는 메타버스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김 교수와 인터뷰했다.

메타버스란 무엇일까. 김 교수는 “디지털 환경에 마련된 세상에서 개인의 본래 모습이 아닌 디지털로 만들어진 자아인 ‘아바타(avatar, 사이버공간 속의 분신)’라는 개념을 통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라고 넓게 정의했다. 쉽게 말해, 디지털 공간 속의 또 다른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사이버 생태계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래프를 통해 메타버스의 종류를 설명했다. X축이 현실 혹은 가상을 표현하는 공간인 ‘그릇’이라면, Y축은 그러한 공간에 들어가는 콘텐츠인 ‘내용물’이다. 그릇과 내용물이 모두 ‘현실’이라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 지구’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릇과 내용물이 각각 현실 혹은 가상이냐에 따라 메타버스의 종류가 구분된다.

콘텐츠가 현실인데 실현 공간이 가상인 경우로는 ‘라이프로깅(life logging·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정보를 캡처, 저장, 공유하는 것)’과 ‘거울세계’가 있다. 라이프로깅에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가 포함된다. 실제 세계의 정보와 구조 등을 가져가 복사하듯이 만들어낸 ‘거울세계’에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배달 앱이나 지도 앱 등이 있다.

내용물과 그릇이 모두 가상인 경우는 ‘가상세계’가 있다. 대표적인 예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나 ‘로블록스’다. 또 현실의 그릇 위에 가상의 내용물을 보여주는 것은 증강현실이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 고’가 이에 해당한다.

사실 메타버스는 MZ세대 등 젊은 층에 더욱 친숙한 개념이다. 실제로 전 세계 2억 명이 사용하고 있는 제페토의 10대 이용자 비중은 80%에 이른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그들이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이미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신대륙 탐험에 빗대 설명했다. 아파트·주식 등 기성세대가 이미 차지하고 있는 것들을 얻을 기회를 상실한 젊은 층이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개척하듯이 새로운 영역 또는 기회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메타버스는 아직 고령층이나 저소득층의 접근이 어려워 자칫 ‘디지털 소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김 교수는 “실제로 고령층이 조작이나 이해 등을 많이 어려워하고, 저소득층은 메타버스와 관련한 기기나 콘텐츠를 구매하기가 어렵다”며 “메타버스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보니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접근성을 넓히는 것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별도의 아바타로 살아가는 메타버스가 자칫 ‘현실 도피’를 유발하지는 않을까. 김 교수는 “메타버스를 현재를 확장하기 위한 공간으로 쓰는 이들도 있지만, 현실을 피하기 위한 틀로 사용하는 이들도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일반적인 물리적인 공간상에서도 소외됐던 이들을 위한 해결책이 오히려 메타버스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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