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 가상자산 사업자 심사 인력 고작 4명…심사 차질 우려

입력 2021-09-28 05:00

업계엔 깐깐한 규제 앞세우고, 규제당국은 정작 심사 장치 미비
직제상 인원 9명, 절반 못채워…처리기간 내 심사 여려울 수도

가상자산(가상화폐) 사업자의 관리감독과 자금세탁방지를 담당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가상자산검사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신고를 접수하고 관련 내용에 대해 3개월 내에 심사해야 하는데, 40개가 넘어가는 사업자 신고를 한자리수 인원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다양한 요구사항을 전달하면서도, 규제당국 스스로 관련 정비를 마치지 못했다는 지적 또한 제기됐다.

27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FIU 가상자산검사과에는 직제상 명시된 인원인 9명 중 절반 이하인 4명만 충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5급 1명, 6~7급 4명 총 5명이 결원이다. FIU 관계자는 “가상자산 업무의 경우 공무원들이 준비됐다고 바로 업무에 착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본부에 있는 인력을 모두 가져올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인력 충원 계획을 만들어 추진 중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 또한 “충원을 차차 해나갈 예정”이라며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가 있는 만큼 유능한사무관들을 보내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FIU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인력을 보강 중이지만 금융위원회 전체적으로 결원이 많아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라며 “직제상 인원이 모두 충원되지는 않았지만 충원에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실제 금융위는 지난 6월부터 가상자산 관련 전담 부서 협상에 골몰해왔다. 직제개편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 논의를 진행, 지난 8월에는 ‘금융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개정령안’ 입법예고를 하기도 했다. 8월 27일 가상자산검사과를 신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갱신·말소, 자금세탁행위 방지 관련 감독·검사,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추진 업무를 담당케 했다. 이달 17일에는 인사를 통해 가상자산검사과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가상자산검사과 출범과 동시에 산적한 사업자 심사 업무를 도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금법에서 명시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기한인 24일 이후 FIU는 42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신고를 접수했다. 가상자산 거래업자 29개사, 지갑서비스·보관관리업자 13개사다.

신고수리를 결정한 업비트의 경우 8월 20일 신고 접수부터 약 한 달이 소요됐다. 약 40개사에 대한 신고 업무를 3개월 내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시간이 촉박해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해당 과 인력은 야근을 진행했다.

한편 물리적으로 3개월 내에 심사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화인 금융감독원 블록체인발전포럼 자문위원은 “실명계좌 발급 과정과 관련해 소송 등의 과정이 추가적으로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아 3개월보다 심사 기간이 더 걸릴 수 있다”라며 “해당 과에 인력도 부족하고, 처음 해보는 업무에 기존 매뉴얼 또한 존재하지 않아 시간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전문가는 “거래소는 6개월간 힘들게 당국의 요구사항들을 맞춰왔는데, 정작 금융 당국이 이런 내용을 심사할 규모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게 이해가 어렵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관련해 FIU 관계자는 “시행령상 신고 심사 내용은 금융감독원에 위탁해놨다”라며 “FIU는 심사 결과를 받아 처리를 하는만큼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IU 가상자산검사과의 존속기한은 오는 2023년 9월까지다. 이와 관련해 직제개편을 담당한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가상자산 업무가) 워낙 생소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규조직으로 하기보다는 업무량이나 성과를 2년간 지켜본 다음 정규화를 검토하는 절차”라며 “가상자산법같은 업권법이 없고 특금법에 대한 내용으로 규율해 한시조직으로 타결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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