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후파업] 기후선거가 온다

입력 2021-09-24 16:38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글로벌 기후파업, 정의로운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을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글로벌 기후파업, 정의로운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을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는 '기후 정부'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독일 녹색당 안나레나 베르보크)

기후위기에 따른 대전환의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겠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 최초의 기후투표 (정의당 심상정)

'기후위기'가 국경을 뛰어넘은 선거 의제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는 26일 독일 총선뿐만 아니라 내년 한국 대선 역시 기후 관련 정책이 우선 과제로 꼽히면서다. 전 세계적인 기후 행동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기후 위기 대응에 강한 리더십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독일 총선, 기후위기에 진보ㆍ보수 없다

▲독일 정당별 기후공약 비교.
▲독일 정당별 기후공약 비교.

24일 이투데이와 기후미디어허브가 함께 '독일 총선'을 분석한 결과, 독일 총선에 출마하는 주요 정당 6곳 모두 향후 4년간 기후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강경우파로 분류되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늦어도 2050년까지 기후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로 했다.

현재 독일 주요 정당 6곳을 중도 좌파 성향의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을 중심으로 진영을 살펴보면, 상대적 보수 진영에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 자유민주당(FDP), 기독민주연합(CDU)과 기독사회연합(CSU)이 꼽힌다. 상대적 진보 진영에는 녹색당과 좌파당이 있다.

진보진영에 속한 정당들은 유럽연합이 목표로 한 2050년보다 이른 편이다. 좌파당은 2035년을, 녹색당은 '향후 20년 이내' 기후 중립 달성 목표로 설정했다. 녹색당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70% 감축하고, 2035년까지 모든 화석연료 및 원자력에 의한 발전을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독일은 2045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다.

보수 성향인 기독민주연합(CDU)와 기독사회연합(CSU)인 경우, 현 정책을 유지하되 199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2030년까지는 65%, 2040년까지는 88%가량을 감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목표치에 따르면, 독일 현 정부와 같은 2045년에 기후 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그래도 유럽연합 목표보다 5년이나 빠른 수준이다.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정책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현재 독일은 늦어도 2038년까지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독일 정부는 2020년대 말까지 전체 전력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을 65%까지 높이려고 한다.

진보진영인 녹색당과 좌파당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기한을 2030년으로 앞당길 것을 주장한다. 녹색당은 203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달성할 수 있다고 진단하며 좌파당은 '가능한 빨리 100% 달성'이란 목표를 선거 공약에 포함시켰다. 반면 상대적 보수진영인 기독민주연합(CDU)과 자유민주당(FDP)는 재생에너지 확대에는 공감하면서도 달성 시기를 설정하지는 않았다.

기후 전문가 네트워크인 기후미디어허브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기후 관련 현안을 우선 사항으로 꼽는 이른바 ‘그린 서지(green surge)’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인 기후 행동이 필요한 현시점에선 기후 변화에 대한 리더십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도 '기후대선'...'정의로운 전환' 중요성 커져

한국 대선 역시 기후 의제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도 '2050 탄소 중립 목표' 이행을 설정한 가운데 현 정부와도 차별화된 기후 정책으로 표심을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특정 계층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을 강조하는 후보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한국 대선 역시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되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다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원자력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원희룡 후보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형 원전을 더 많이 지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결국 대량으로 전력 생산을 하려면 원자력만큼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진보진영인 정의당은 석탄발전과 원자력 기반 에너지의 한계점을 모두 지적했다. 심상정 후보는 탈원전 정책을 비판한 윤석열 후보를 향해 "원전에 몰두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세계 주요 선진국들 대부분이 투자해 급격히 확대하는 것은 원전이 아니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라고 비판했다.

한국 대선주자 대부분은 탄소중립에 공감하면서도 석탄발전소 퇴출에는 소극적인 분위기다. 석탄 산업에 종사하거나 여전히 석탄을 사용하거나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계층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하고 에너지 전환 정책을 강행하다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들어 '정의로운 전환'을 주장하는 후보들이 늘어난 배경이다.

‘석탄을 넘어서’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이 주장하는 ‘2030년까지 탈석탄’에는 정의당 심상정·이정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동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추미애 후보와 국민의힘 안상수·유승민·윤석열 후보는 탈석탄 정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목표 연도는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에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는 적극적인 분위기다. 여러 후보가 기존 목표(2018년 대비 26.3%)보다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는 2018년 대비 최소 40% 감축, 추미애 후보는 2018년 대비 50%, 심상정 후보는 2010년 대비 50% 이상 감축을 제시했다.

기후 관련 공약도 발표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중단하고 탄소세를 도입하는 등 에너지 전환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이낙연 후보도 "GDP의 2~3%를 탄소중립 예산으로 해마다 투입하고, 탄소 기반 산업을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후보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라서지 않아야 한다"면서 "정의로운 전환을 통해 노동자들의 고용보장과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운전분야 노무비 지급개선, 비정규직 중간착취 근절을 위한 낙찰률 폐지, 공동수급 의무화 저지를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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