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울리는 명의도용 사기 기승…"바이어 신원 확인해야"

입력 2021-09-23 11:20

연락처 진위 확인하고 결제조건·인도장소에 유의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출장이 어려워지면서 바이어를 사칭해 수출 물품을 가로채는 명의도용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료제공=한국무역보험공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출장이 어려워지면서 바이어를 사칭해 수출 물품을 가로채는 명의도용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료제공=한국무역보험공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출장이 어려워지면서 바이어를 사칭해 수출 물품을 가로채는 명의도용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낯선 바이어의 신원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외상으로 물건을 실어 보내는 수출기업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23일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에 따르면, 최근에는 수출 경험이 적은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수출 전문 인력을 보유한 대기업도 피해를 볼 정도로 사기 수법이 점차 교묘·다양해지고 있다. 명의도용 사기로 인한 피해는 무역보험이나 해상보험을 통해서도 보상받을 수 없는 만큼 수출기업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K-SURE는 설명했다.

거래 초반에 상대방이 사기범인지 의심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정황은 새로운 거래처가 이메일로 연락해오는 경우다. 신용도가 좋은 특정 기업이나 공공기관명과 언뜻 비슷해 보이거나, 바이어의 구매 담당 부서 혹은 에이전트처럼 보이는 이메일 도메인을 사용해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쉽게 속아 넘어갈 수 있어서다.

가령 실제 바이어의 이메일 주소가 xxx@korea.co.kr이라면, xxx@kroea.co.kr 또는 xxx@korea-buy.co.kr 등을 사용한다. 심지어 사칭한 기업에 실제 근무하는 직원의 이름을 알아내 그 직원의 행세를 하기도 한다.

이들은 수출 물품을 납품받고 잠적하기 위해 외상거래를 요구하는데, 수출기업을 안심시키기 위해 수출보험을 활용하도록 적극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출보험은 수출기업이 보험증권에 명시된 바이어에게 대금을 받지 못했을 경우의 손실을 보상하는 계약이므로 바이어를 사칭한 사기범과 거래한 경우에는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보상받을 수 없다.

수출 물품을 바이어에 인도할 장소를 정하는 단계에서도 위험징후를 감지할 수 있다. 사기범은 본사 창고에 재고가 쌓여 공간이 부족하다거나 자신들의 고객사 창고로 바로 배송을 해야 한다는 등 여러 이유를 대며 물품의 인도 장소를 실제 바이어의 창고가 아닌 다른 장소 혹은 제3국으로 지정한다.

특히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으로 물품 인도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물품을 편취할 용도로 잠시 임대한 창고로 수출 물품을 받아내기 위해서다. 또 물품 인도 장소는 실제 바이어의 창고로 지정하고 선하증권(B/L) 상의 수하인(Consignee)을 바이어가 아닌 제3의 업체로 지정해 물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경우도 있다.

▲무역 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연락 중인 거래 상대방이 실제 그 기업의 직원이 맞는지, 구매의 권한을 가졌는지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자료제공=한국무역보험공사)
▲무역 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연락 중인 거래 상대방이 실제 그 기업의 직원이 맞는지, 구매의 권한을 가졌는지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자료제공=한국무역보험공사)

무역 사기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연락 중인 거래 상대방이 실제 그 기업의 직원이 맞는지, 구매의 권한을 가졌는지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우선 새로운 바이어가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등으로만 연락해오면 기업의 공식 대표전화번호로 전화해 해당 직원을 연결해달라고 한 후 직접 통화해보는 방식으로 상대방의 신원과 계약체결 의사를 확인해봐야 한다.

이메일 주소가 바이어 회사의 공식 이메일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메일 도메인이 바이어의 기업명과 철자가 교묘하게 다른지 꼼꼼히 살피고, 개인 이메일을 쓸 때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상대방이 바이어의 소재국이 아닌 제3국 해외지사 창고로 물품을 보낼 것을 요구할 때에는 해당 국가 내 바이어의 지사와 창고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기범이 날조한 홈페이지에 올려둔 대표전화번호나 창고소재지 등 거짓 정보에 속지 않도록 상대방이 알려준 홈페이지가 실제 바이어의 것인지 확인해보는 것도 사기피해 방지를 위한 좋은 방법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Whois' 사이트에서는 개별 홈페이지가 언제 어디에서 개설됐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바이어의 업력에 비해 홈페이지 개설일이 최근이거나 바이어의 소재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개설됐다면 명의도용 사기를 의심해볼 만하다.

이외에도 바이어 소재국에 진출해있는 KOTRA의 해외수입업체 연락처 확인 서비스나 현지 재외공관의 사이버기업 서비스 등을 활용해 실제 바이어의 공식 연락처와 거래 상대방이 알려준 연락처가 일치하는지 교차 검증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신규 바이어와의 거래에서는 가능한 신용장(L/C) 등 안전한 결제조건으로 거래하고, 단순송금방식(T/T)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물품대금의 50% 이상을 선수금으로 요구해 사기 피해 가능성을 줄이거나 피해 금액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장진욱 K-SURE 리스크채권본부장은 "어느 수출기업이든지 명의도용 사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으로 K-SURE가 홈페이지, SNS, 이메일, 온라인강의 등에서 주기적으로 교육·홍보하는 예방법을 숙지하고 다양한 검증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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