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캐시리스 가속화, 저소득층에 혜택…개인정보 유출 등 사각지대도

입력 2021-09-20 07:00

2030년까지 10년간 48조 달러 결제 캐시리스로 전환 전망
은행 계좌 개설 힘든 신흥국 주민 이득
경제성장·소득격차 축소 효과도
사생활 보호·독점 우려 완화 등 과제

▲한 아이폰 사용자가 애플페이 앱을 쓰고 있다. AP뉴시스
▲한 아이폰 사용자가 애플페이 앱을 쓰고 있다. 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현금 없는 사회(캐시리스 사회)’가 가속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이 새 결제 서비스 공세를 펼치면서 전통적인 금융 기관 아성이 요동치고 있다.

간편한 스마트폰 송금이나 결제는 저소득층에게 막대한 혜택을 주고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 등 사각지도 폐해도 같이 커지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최근 진단했다.

미국 뉴욕의 한 고교생은 부모로부터 용돈을 송금 앱 ‘벤모(Venmo)’로 받는다. 결제의 99%는 앱이나 카드로 이뤄진다. 지갑에 있는 현금은 5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친구들과 카페에서 더치페이할 때도 벤모로 결제한다.

비현금 지급수단은 과거 신용카드나 직불카드에 그쳤지만, 코로나19 사태에 스마트폰 결제나 송금이 급격히 확산했다. 독일 리서치업체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벤모 송금액은 올해 1분기 510억 달러(약 60조 원)로, 2년새 2.4배 급증했다. 미국 액센츄어는 전 세계에서 2030년까지 10년간 48조 달러, 2조7000억 건 결제가 현금에서 캐시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캐시리스가 신흥국에 지닌 의미는 특히 크다. 많은 신흥국 주민이 부족한 은행 등으로 계좌를 개설하기가 쉽지 않다. 캐시리스화로 인해 저소득층은 은행 계좌가 없어도 스마트폰으로 결제와 송금을 할 수 있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결제가 디지털로 바뀌면 전 세계에서 계좌가 없는 17억 명 성인이 금융 서비스를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IMF에 따르면 취약계층도 송금이나 결제를 할 수 있는 ‘금융 소외 계층 포용’이 진행된 나라일수록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결제 앱으로 입출금 내역이 명료해지면 영세 상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도시 지역 노동자가 고향에 디지털 송금하면 그만큼 도시와 지방의 돈의 회전이 잘 돼 경제 성장은 물론 소득 격차를 축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다만 급속한 캐시리스에는 약점도 있다. 우선 개인 사생활 보호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력한 금융기관 시스템 외부에 있는 앱들을 많이 쓰게 되면서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금융 데이터가 유출될 위험이 더 커졌다. 가짜 사이트로 유도해 개인정보를 훔치는 피싱 사이트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20만 개에 달했다.

거대한 고객 기반을 지닌 테크기업에 금융 거래가 집중될 수 있다는 경계감도 있다. 특정 기업의 데이터 독점은 경제와 안보 등 여러 면에서 마찰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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