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나는가

입력 2021-09-07 17:3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최영훈 닥터최의연세마음상담의원 원장

“아버지는 민족의 반역자예요!”

“네놈이야말로 민족의 반역자야!”

호의적인 토론으로 시작됐던 부자간의 대화는 점차 격론을 거치더니, 한 치 양보 없는 치열한 전투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결국, 그날 밤 형은 집을 뛰쳐 나가 버렸다.

1980년대 중반 서울, 경찰 고위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와 대학에서 최루탄 연기 속을 내달리며 공부보다 시위에 열중하던 형의 첫 담화는 그렇게 결말이 났고, 그 후 거의 십여 년 이상 둘은 서로 등을 돌리고 지내게 되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라고 리영희는 말했다. 그분의 말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던 나는 아버지가 보시던 조선일보와 형이 창간호부터 챙겨보던 한겨레신문, 이 두 가지를 아직도 정기구독하고 있다.

같은 상황에 대한 두 가지 시각, 파업 현장에 관한 기사에서 한 신문은 시위대에 폭행당하는 경찰의 사진을, 다른 신문은 경찰에게 수갑이 채워져 연행되는 시위대의 사진을.

‘그래, 이런 것이 새의 두 날개지’라고 여기며 30년 넘게 두 신문을 보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두 신문 사이의 틈이 점점 벌어지는 느낌이 든다. 또한,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이전보다 더 격렬해진 사상의 대립을 볼 수 있고, 여러 SNS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려면 서로 박자와 강약을 잘 맞추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점점 따로 날갯짓하는 모양새다. 이러면 날기는커녕 소리만 요란할 뿐일 것이다. 물론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자신과 동조하는 사람들과만 소통하고 모이는 현상이 강화되면서 다른 사상이나 종교를 가진 이들과 대화와 교류의 단절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나는 다음을 사회적 운동으로 제안하고 싶다. 학교, 회사, 관공서 등 각종 단체에 의무적으로 보수신문과 진보신문을 동시에 배치하기를.

새가 두 날개로 날 수 있으려면 좌우익 간에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므로.

최영훈 닥터최의연세마음상담의원 원장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재명 대통령 “환율, 한두 달 지나면 1400원 전후로 하락 전망”
  • 단독 ‘딥시크’ 탑재한 中 BYD, 한국서 ‘보안 인증’ 통과했다
  • 원화 흔들리자 ‘금·은’ 에 올인…한 달 새 4500억 몰렸다
  • 뉴욕증시, ‘셀아메리카’ 우려에 급락…금값, 첫 4700달러 돌파
  • “오늘도 안전하게 퇴근합시다”⋯반도건설 현장의 아침 [산재 공화국, 시스템의 부재 下-②]
  • 1월 중순 수출 14.9% 증가⋯반도체는 70.2%↑
  • 코레일 '2026 설 승차권 예매'…경부선 KTX
  • 트럼프, 알래스카 LNG 개발 성과 내세운 후 “한일 자금 확보” 피력
  • 오늘의 상승종목

  • 01.21 12:35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2,493,000
    • -3.34%
    • 이더리움
    • 4,413,000
    • -6.72%
    • 비트코인 캐시
    • 873,500
    • +1.33%
    • 리플
    • 2,827
    • -2.72%
    • 솔라나
    • 189,300
    • -4.68%
    • 에이다
    • 534
    • -1.66%
    • 트론
    • 441
    • -4.13%
    • 스텔라루멘
    • 315
    • -0.9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7,220
    • -2.37%
    • 체인링크
    • 18,260
    • -4%
    • 샌드박스
    • 221
    • +7.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