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김성균 "반지하→내 집 마련, 그 기억 떠올렸죠"

입력 2021-08-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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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크홀' 인터뷰…"소시민적 표현 중점, 좀 더 욕심낼게요"

▲'싱크홀' 김성균. (사진제공=쇼박스)
▲'싱크홀' 김성균. (사진제공=쇼박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11년 만에 자가 취득에 성공한 동원은 501호에 거주하는 '현실 가장'이다. 하지만 그는 힘들게 마련한 자가가 단 2주 만에 싱크홀로 사라지는 상실감을 경험한다. 이 감정에 취해 있을 시간도 없다. 싱크홀에서 탈출해야 한다. 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 이야기다.

"동원이와 저는 많이 닮았어요."

김성균은 최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 '싱크홀'로 떠올린 과거 경험에 대해 털어놨다.

"극 중 '상경한 지 11년 만에 이사했다'는 동원의 대사가 있어요. 반지하에서 올라온 그처럼 저도 처음 반지하에서 시작해서 아내와 저의 집을 마련했을 땐 정말 기분이 좋았죠. 장판도 없고 벽지도 없이 공사 덜 된 집에서 잔 적도 있을 만큼요. 매일 그 집을 찾아갔어요. 혼자서 이불과 베개를 들고 맥주 한 잔 먹으면서 거기서 잤죠. 그냥 바라만 봐도 좋았어요."

김성균은 그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박창우,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삼천포, '응답하라 1988' 김성균 등 인생 캐릭터'들이 줄을 잇는다. 하지만 왠지 싸움을 잘할 것 같은 표정, 그리고 그의 강렬한 인상이 머릿속에 가장 크게 자리잡는다. 김성균은 '싱크홀'에선 주변에 있는 아저씨, 소시민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연기하다 보니 웃기고 싶다, 돋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하루는 감독님이 모니터실로 와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제 눈빛이 사납고 무섭고 서늘하다고 하셨어요. 아내에게 짓궂은 장난도 해야 하는데, 서늘하게 느껴지면 안 되잖아요. 하하. 더욱 평범하고 선량한 시민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김성균은 이번 작품으로 첫 재난 영화에 도전한다. 그에게 '싱크홀'은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작품이었다. 버텨준 스스로 놀랄 정도라고. 힘든 정도를 숫자로 표현하자면 '10점 만점의 9점'이라고 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나니 훈장처럼 느껴져요. 이번에 고생하면서 헤쳐 나가는 역할을 하니 어느 정도 한을 풀기도 했죠. 고생하는 신에서 활약하는 모습이 나오면 굉장히 만족스럽기도 했어요. 1점을 남겨 둔 건 미래에 해야 할 작품을 위해서예요."

김성균이 아들인 수찬 역의 김건우 배우와 보이는 부성애도 관전 포인트다. 지나치게 몰입하다 보니 김건우가 실제로 아들처럼 느껴져 잔소리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촬영 현장에서 수찬이가 계속 업혀 있어서 같이 붙어있다 보니까 나중에는 남의 아이라는 생각이 안 드는 거예요. 다른 집 아이한테는 화를 안 내잖아요. 그런데 나중에는 내 새끼처럼 생각이 드니까 안전사고가 날까 봐 주의하라고 화를 내기도 했어요. 진짜 아들 같았죠."

김성균은 요즘 '잘생겼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는 "많이 듣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마스크 덕분"이라고 했다.

"영화 촬영이 2019년 겨울에 끝났으니까 2년도 더 됐어요. 그때 빠진 살은 아니고, 요즘 너무 더워서 살이 빠졌나 봐요. 그리고 사실 제가 살이 그렇게 있지 않아요. 살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데, 실제로 보면 태생이 마른 체형이에요. 하하."

김성균은 흥행작이 많은 배우로 잘 알려졌지만, 아직 항상 기다리는 처지라고 했다. "광수가 시나리오를 읽고 하고 싶다고 먼저 러브콜을 보냈대요. 배우고 싶은 자세예요. 정말 배우고 싶은 자세예요."

▲'싱크홀' 김성균. (사진제공=쇼박스)
▲'싱크홀' 김성균. (사진제공=쇼박스)

그는 이어 이광수가 현장에서 김지훈 감독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에 대해서도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이광수가 예능에서 배신의 아이콘으로 활약해서 웃긴 사람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촬영장에서 매우 진지하게 임하는 배우예요. 자리에 앉아 대본을 보며 연구하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더라고요. 하루는 감독님이 광수가 촬영장에서 절대 휴대전화를 안 꺼낸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 말을 들으니 휴대전화를 꺼내놓을 수가 없어서 숨어서 봤잖아요." (웃음)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그에게 '과거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갑자기 코끝이 찡해진 듯했지만, 표정을 애써 숨기며 말을 이었다.

"'10년 뒤에도 배우 하고 있을 거니까 열심히 해'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그때는 제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불안했어요.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만 했죠. 늘 감사해요. 항상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예전엔 말만 했다면, 요즘은 이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얼마나 큰 의민지 크게 느껴요. 좀 더 길게 보고 열심히 하려는 욕심을 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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