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리는 공정지도] 정규직 '기쁨'도 잠시 남은 건 '불공정 낙인'

입력 2021-08-18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본 기사는 (2021-08-17 18:5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⑨인천: 노노갈등, 공정 블랙홀

“하루아침에 신분을 바꿔 달라고 주장한 적이 없다. 적법한 채용 절차를 밟아 직접 고용해 달라고 얘기했다. 지금은 정규직화 절차가 완전히 중단됐고, 노동 환경도 달라진 건 없다.”

지난해 김명원(가명·30) 씨는 살면서 처음으로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향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보안검색원 노동자들의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얘기가 나왔을 때다. 김 씨는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무서워서 밖에 나가지못했다. 밥을 먹을 때도, 흡연을 하러 갈 때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안검색원을 향해 위아래로 눈을 훑고 수군댔다.

지난해 광화문에서 열린 김 씨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시위와 인터넷상 커뮤니티에선 ‘가만히 있다가 정규직이 됐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노력 없는 정규직 전환은 불공정하다’고 외치는 그들의 무분별한 비난에 오랜 기간 열심히 일만 해 온 김 씨는 좌절했다.

가장 가슴 아팠던 건 ‘취업준비생들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질타였다. 김 씨도 청춘을 불태워 열심히 공부해 새로운 직장을 구했기에 그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적법한 절차를 주장했지만, 세상엔 알려지지 않았다. ‘어떻게 너희가 하루아침에 공사로 신분이 바뀌냐’, ‘불공정하다’는 일방적인 질타에 김 씨는 답답했다.

김 씨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보안검색원으로 4년째 일하고 있다. 3교대라 근무시간이 날마다 바뀌지만, 일찍 출근하는 날에는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한다. 보통 14시간 근무라 새벽에 출근해도 저녁이 돼서야 퇴근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찾은 후 정규직 전환이 쉽게 될 줄 알았다. 일년이 지났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반대’ 목소리와 법적인 문제로 현재는 자회사에 정규직으로 편제된 상태다.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해 6월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후 노조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청와대에 제출할 호소문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해 6월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후 노조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청와대에 제출할 호소문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최근 인천공항공사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직고용 발표에 대해 비판하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어쨌든 정규직이 됐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여전히 야간 근무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김 씨 외에도 여러 직원이 야간 근무 때면 주차장에 가서 차 안에서 쉬거나 화장실에서 쪽잠을 잔다. 외부에선 자회사라도 정규직이 되면 좋지 않냐고 하지만, 김 씨가 느끼기에 노동 환경이 개선된 건 하나도 없다.

서러운 것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을 향한 싸늘한 시선이 여전하다는 사실이다. 김 씨는 하루아침에 정규직 전환을 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었다. 자회사 정규직이 됐다지만 공항공사와 협력업체 계약이 3년마다 갱신되는 터라 김 씨의 경력도 3년마다 새로워졌다. 여전히 대출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여러 혜택에서도 제외됐다.

김 씨는 거창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노동 환경이 개선되고 고용 불안이 해소되는 좋은 일자리를 희망한다. 보안검색원들도, 취준생들도 공감할 수 있는 정규직 전환, 더는 공정과 불공정의 대결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를 꿈꿀 뿐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투데이 ‘2027 테크 퀘스트’ 10월 개최⋯대한민국 AI의 미래를 묻다
  • 단독 1차 지방이전 공공기관, 수도권 사택 팔아 716억 이익
  • 중소돌의 기적, 동물계의 리센느…부산 북항 상어 이야기 [해시태그]
  • "한복 치이카와, 3시간 기다렸어요"⋯'먼작귀'의 한국 토벌기 [솔드아웃]
  • 단독 오픈런까지 하더니…위스키 직구 3년새 96억→39억 '뚝'
  • '연봉 얼마인지도 모르는데'…구직자 절반, 지원 포기 [데이터클립]
  • 단독 "주식·코인 시세 한번에 본다"…미래에셋증권, MTS에 '디지털자산' 탭 신설
  • 조희대 ‘대법관 재제청’ 거부…與 “사퇴” VS 野 “헌법 지킨 결단”
  • 오늘의 상승종목

  • 09.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6,049,000
    • +0.54%
    • 이더리움
    • 3,702,000
    • +0.41%
    • 비트코인 캐시
    • 433,300
    • +19.53%
    • 리플
    • 2,110
    • +5.18%
    • 솔라나
    • 158,200
    • -0.94%
    • 에이다
    • 339
    • +3.35%
    • 트론
    • 462
    • -0.86%
    • 스텔라루멘
    • 288
    • +2.86%
    • 비트코인에스브이
    • 27,750
    • +15%
    • 체인링크
    • 17,570
    • +0.06%
    • 샌드박스
    • 55.38
    • -0.25%
* 24시간 변동률 기준

Web3 레이더

  • 주목 펀딩
    • 1 Arc $222M
    • 2 Ripple $500M
    • 3 Morpho $175M
    • 4 Venice Series A $65M
  • 인기 프로젝트
    • 1 musebook 인기지수 392
    • 2 Stonk 인기지수 310
    • 3 Arc Infra 인기지수 290
    • 4 Zama FHE 인기지수 288
  • 토큰 언락 임박
    • HumidiFi $12.3M · 유통량 113% D-78
    • Capricorn $21.1M · 유통량 53% D-31
    • FLock $5.7M · 유통량 41% D-8
    • DAOBase $580K · 유통량 43% D-26
Source 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