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커지는 금리인상 압력, 부채위기 대비 급하다

입력 2021-08-05 05:00

물가와 집값이 계속 치솟으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으로 경기가 다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부담이지만, 금융의 시스템리스크도 증폭되는 상황이다. 빠르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26일)에서, 늦어도 10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동안 여러 차례 금융불균형을 우려하면서 하반기 금리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7월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3일 공개된 회의록에서는 다수 위원들이 통화긴축이 필요하다는 ‘매파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상승해 4월(2.3%) 이후 4개월째 2%대 오름세를 보였다.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는 2%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에도 안정을 기대하기 힘들다. 집값도 정부가 거듭 고점(高點)을 경고했지만 급등세는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이 9.97%, 수도권은 12.97% 치솟아 각각 지난해 연간상승률(9.65%, 12.51%)을 넘었다.

시장에서는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가 8월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2차례 0.25%포인트(p) 씩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금리도 상승세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의 지난 6월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2.81~3.95%로, 1년 전(2.38~2.85%)보다 평균 0.71%p 높아졌다.

기준금리 인상의 최대 문제는 가계와 기업이 안고 있는 막대한 부채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데 있다. 가계부채의 전체 금융권 1분기말 대출잔액은 1765조 원으로 1년 전보다 9.5% 급증했다. 이 중 70% 이상이 변동금리 조건이다. 대출금리가 0.5%p 오르면 추가로 물어야 할 이자가 6조 원 이상이다.

기업대출도 심각하다. 1분기말 잔액이 1500조 원 규모다. 이런 상황에 영업해서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는 ‘좀비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한은 조사에서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이 작년말 기준 분석대상기업(2520개)의 39.7%(1001개)에 달했다. 2019년에 비해 2.7%p 늘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33.2%)보다도 높다. 기업 10곳 중 4곳이 좀비기업이라는 얘기다. 이 중 중소기업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가계와 기업들이 직면한 부채의 위기로,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우려도 크다. 취약계층 고통이 가중되고, 은행 빚으로 버티던 중소기업들이 줄도산할 경우 고용에도 심대한 타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부·기업·가계 모두 허리 띠를 조이는 대비책이 어느 때보다 급하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코로나19를 빌미로 계속 돈풀기로만 치달으면서 위기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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