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질금리,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사상 최저

입력 2021-07-27 14:41 수정 2021-07-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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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기 미국 국채 실질금리 -1.127%까지 하락
골드만삭스, 미국 성장률 전망 하향
인플레 전망도 연준 목표 웃돌아
실질금리 하락, 주식 등 다른 자산에는 호재로 작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월가 도로표지판이 걸려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월가 도로표지판이 걸려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장기 국채 실질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델타(인도발) 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기회복 전망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여전히 높은 영향이다. 물가는 치솟지만, 경기가 후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시장을 뒤덮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실질금리가 장중 마이너스(-) 1.127%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제외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한 가운데 경기둔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국채에 몰리면서 명목금리가 하락한 결과라고 FT는 설명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0년물 국채 실질금리도 이날 -1.65%로 최저치를 찍었다.

국채 수요 급증 배경으로 투자자들의 포지셔닝 재조정과 계절적 요인이 꼽히기도 하지만, 델타발(發) 경제성장 전망 악화가 결정적이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연율 8.5%와 5.0%로 종전 전망치에서 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해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7%에서 6.6%로 낮췄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서비스 부문 지출 증가세가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려면 소비지출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전환돼야 하는데 델타 변이로 서비스 지출 증가세가 저조한 상황”이라면서 “미국 경제의 완전한 회복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 경제가 2분기 성장률 9.1%로 정점을 찍고 3분기 7%, 4분기 5.4%, 내년 4분기 3.3%로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전망도 여전히 높다. 이날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33%로 5월 2.5%에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치 2%를 웃돌았다.

경기침체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나타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재연 가능성 우려가 실질금리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씨티은행의 글로벌 거시경제 전략가 제이미 파이는 “시장 전망이 리플레이션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더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실질금리 하락에 반영됐다. 미즈호의 자산 전략가인 피터 챗웰은 “낮은 장기금리 전망이 실질금리 하향을 이끌고 있다”면서 “이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더 용인할 것이라는 신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연준은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점을 논의할 전망이다.

다만 실질금리 하락은 주식 등 다른 자산의 가격 상승세를 뒷받침할 수도 있다. 투자자들이 국채 대비 수익률이 좋은 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또 기업과 가계도 이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설비투자나 주택 매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뉴욕증시는 이날 소폭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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