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지금 중소기업ㆍ자영업자에 필요한 것

입력 2021-07-26 17:00

“매출이 늘었단 이유로 아무런 지원도 못 받을 줄 알았더라면 아무 시도도 하지 말 걸 그랬어요.”

얼마 전 만난 소기업 사장의 푸념이다. 직원 10명을 두고 연매출 10억 원미만의 회사를 수년째 운영 중인 그는 코로나19로 주력 제품의 매출이 90% 이상 빠졌다.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직원들 급여까지 걱정해야할 상황에 직면하자 그는 사재를 털어 직원 급여부터 해결하고 신사업을 구상했다. 새로운 사업으로 매출은 2배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매출이 늘기 전보다 4분의 1로 줄었다. 외형만 커졌을뿐 오히려 회사의 재정상황은 악화했지만 그는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중소기업 관련 자금의 상당수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 초점이 맞춰진 탓이다. 매출이 늘어났다는 이유로 각종 정책자금 신청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신 그는 지금 흑자형 부도를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기업을 구제하겠다고 나선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단지 매출 감소만을 피해 여부를 판단하는 잣대로 삼은 것은 아쉽다. 수많은 기업이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르기 마련이다.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역차별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지침도 아쉬움이 남긴 마찬가지다. 정부는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집합을 금지했다. 거리두기 4단계에서 자영업자의 영업시간은 오후 6시 이후에도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2인까지만 허용되는 모임만으로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사실상 이 조치는 자영업자에게 영업시간 제한이라는 족쇄나 마찬가지다.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 며칠 후 오후 6시반만 되면 긴 줄이 늘어서던 동네 식당을 찾았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마스크를 쓴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던 풍경은 벌써 옛 이야기가 됐다. 그날 식당에는 나와 일행 1명이 문을 닫는 10시까지 유일한 손님이었다. 식당 주인은 “오늘 매출이 딱 6만원”이라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되면서 그는 한달간 하루 10만원 이하의 매출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재료비는 고사하고 임대료도 턱없이 부족한 팍팍한 한달살이를 걱정하는 자영업자들은 결국 거리와 SNS에서 시위에 나섰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코로나19 소상공인 피해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1인 릴레이 시위를 14일부터 22일까지 진행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자영업자는 죄인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게시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테이블에 파티션을 만들고 거리두기에 따라 테이블 띄어앉기도 감수했다. 영업시간 제한도 받아들였다. 자연히 매출은 급감했다. 그들은 정부의 요구를 착실히 따르며 코로나 종식 이후엔 나아질 거란 기대로 하루하루를 버텨왔다.

백신 접종이 늘며 자영업자들은 1년 반 이상 이어진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나 예전처럼 영업활동이 보장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더 가혹한 규제였다.

정부는 혹독한 코로나 시대를 겪은 자영업자들에게 선심 쓰듯 수차례 지원금을 내밀었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것은 몇 푼의 지원금이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는 것임을 말해 무엇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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