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씨티銀 노조 "매각으로 실직 위기 2500명 직원, 고용 안정 보장하라"

입력 2021-06-0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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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에서 ‘2020년 임단투 승리 및 생존권 사수 투쟁 집회’를 열고 있다.  (문수빈 기자 bean@)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지부가 8일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에서 ‘2020년 임단투 승리 및 생존권 사수 투쟁 집회’를 열고 있다. (문수빈 기자 bean@)

“도축하듯 우리 몸뚱이 중 팔 수 있는 부위는 잘라서 팔고 마지막까지 정리 안 된 부위가 있으면 결국 쓰레기통에 버리겠다는 것입니다.”

진창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씨티은행 지부 위원장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2020년 임단투 승리 및 생존권 사수 투쟁 집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씨티은행 경영진들이 소비자 금융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생계를 외면한다고 주장하면서다.

이날 집회에는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38개 지부 위원장, 씨티은행 노조 집행 간부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99명이 참석했다. 이번 집회는 씨티그룹의 소비자 금융 부분 매각ㆍ철수 발표에 반대하고 실직 위기에 처한 2500명 씨티은행 직원의 고용 안정 방안을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현재까지 씨티은행 소매금융 사업 부문 정식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는 4곳 이상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은 3일 이사회를 열고 “세부 조건과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들은 소비자 금융 사업 전체의 인수를 희망한 곳도 있지만 씨티은행의 전 직원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사를 표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평생 일해 온 이곳에서 계속 일하겠다는 것 한 가지”라며 “우리에게는 주주가 삼성이든, 대우든, 칼라일이든, 씨티든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소비자 금융 전체 매각에 대해 안정적인 인수 의향자가 나올 때까지 충분한 시간에 걸쳐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 위원장은 이달 4일부터 유명순 씨티은행장실 앞 철야 말뚝 투쟁을 하고 있다. 그는 “오늘 아침 사측이 조직폭력배급 용역을 동원했다”며 “용납할 수 없는 작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장은 지난달 7일과 21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났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은 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씨티은행 매각 시) 중요한 것은 고용 승계”라며 “시간을 두고 가장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때 받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 얘기를 유 행장에게 했더니) 유 행장은 그건 은 위원장의 얘기라고 했다”며 “도대체 대한민국은 뭘 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은 고용 문제가 가장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씨티은행 노조 소속 한 참석자는 “연 3000억 원 이상 당기순이익이 나는 멀쩡한 회사인데 그들의 입맛에 안 맞다고 매각하는 것”이라며 “정리해고 위기에 노출된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직원들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데 (현재 씨티은행의) 그런 태도는 용납할 수 없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씨티은행의 고용 승계가 매각 절차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씨티은행의 연봉이 은행권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통매각을 주장하며 부분 매각이 진행될 경우 전면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 노조는 오는 21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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