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계란 한판에 1만원 ‘훌쩍’

입력 2021-06-06 07:00 수정 2021-06-0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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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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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이 모씨(41)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에 들렀다가 너무 오른 먹거리 가격에 깜짝 놀랐다. 계란 한판(30알)은 1만 원이 넘었고, 대파 한 단, 사과 1개도 3000원이 넘어서다. 가공식품도 비싸졌다. 콜라와 사이다는 이전보다 100원 이상씩 가격이 올라 장바구니에 담기 망설여졌다.

지난해 긴 장마로 작황이 부진했던 농축산물 가격이 올들어서도 널뛰고 있다. 여기에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치솟은 계란 값도 떨어질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쌀과 밀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즉석밥, 빵 등 가공식품까지 줄줄이 가격이 인상되며 소비자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 대형마트서 살만한 달걀은 한판에 1만원

6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파는 전년 동월 대비 130.5% 올랐고, 달걀은 45.4% 치솟았다. 사과(60.3%), 마늘(53.0%), 배(52.1%), 고춧가루(35.3%), 상추(22.0%), 오이(21.9%), 고구마(12.2%), 국산쇠고기(9.4%), 돼지고기(6.8%), 닭고기(6.3%) 등도 상승폭이 컸다. 공업제품 물가는 3.1% 올랐다. 2012년 5월 3.5% 상승 이후 최대 오름폭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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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하루 걸러 비가 오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의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파, 양파, 마늘 등 채소류도 가격 불안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소매가로 보면 4일 기준 대파(상품, 1kg)의 소매가는 3200원으로 1년 전(2661원)보다 20.3% 뛰었다. 최고조에 올랐던 2~3월에 비하면 파 값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 작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가격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이다. 과일 가격도 급등해 사과 후지 상품의 소매가는 10개 당 3만2565원이다. 평년(1만9877원)에 비해서는 무려 63.8% 뛰었다.

쌀 20kg의 소매가는 6만1048원으로 1년전(5만1593원)에 비해서는 18.3% 올랐고, 평년(4만6405원)보다는 31.6% 치솟았다. 쌀값이 오른 이유는 지난해 50일 넘게 계속된 장마와 태풍, 일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AI 여파에 공급이 줄며 특란 계란 1판(30개) 중품의 소매가 평균 가격은 7521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5175원, 최근 5년 평균인 5284원에 비해서는 2300~2400원 오른 수치로 6500원을 넘나들던 연초보다도 1000원 더 비싸다.

실제 소비자가 소매로 구입할 수 있는 계란 가격은 대부분 1만 원이 넘는다. 현재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는 ‘노란자가진한 1등급 백색란(10구)’를 4990원에 팔고, ‘HACCP·무항생제인증쫀득 구운계란 30개(1판)’은 1만6900원에 내놨다. 롯데슈퍼에서는 판계란(30개/ 대란)을 8990원에 팔지만, 신선한햇달걀(10입/중란)은 3790원으로 30개를 사면 1만 원이 훌쩍 뛰어 넘는다.

SSG닷컴에서 ‘우리반찬은 신선한란 30알’은 7184원, 같은 브랜드 왕란 15개는 5480원에 판매된다. 프리미엄 그로서리를 표방하는 마켓컬리는 ‘컬리스 동물복지 백색 유정란 20구’를 9500원에 팔고, ‘파란알을 낳는닭의 무항생제 청란 10입’은 1만4900원이다. 쿠팡도 ‘가농금계란 갓 낳은 신선한 1+ 등급 초란 중란 15구’을 로켓프레시로 6990원에 팔고 있다.

다만, 생산량이 회복하면서 계란 가격이 6월 이후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6월 축산관측’에 따르면 6월 하순부터 계란 일평균 생산량이 4200만 개를 초과해 계란 산지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7~8월에도 계란 일평균 4000만 개를 이어가며 특란 10개 기준 각각 1600원, 1500원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서식품)
(동서식품)

◇가공식품도 가격 인상…'오레오' 200원 오르고, 택배비도 비싸져

공산품도 가격이 뛰긴 마찬가지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오레오 초콜릿크림·화이트크림 가격이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올랐다. 오레오 가격 인상은 2011년 동서식품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제조사의 요청으로 오레오 2종 가격이 6월 1일부터 200원 올랐다”고 설명했다.

연초에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뚜레쥬르가 90여 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9%씩 인상했다. 쌀 가격 오름세에 CJ제일제당은 ‘햇반’ 가격을 1600원에서 1700원으로, 컵밥 20여 종 가격은 300원씩 올렸고, 동원F&B는 즉석밥 ‘쎈쿡’ 7종 가격을 1350원에서 1500원으로 11% 인상했다.

코카콜라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캔·페트 가격을 지난 1월 100원씩 인상한 데 이어 롯데칠성음료도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레쓰비, 핫식스 등 일부 음료 제품 가격을 평균 4.7% 올렸다.

편의점 택배비도 인상된다. CU는 15일부터 택배비가 최저 2600원(무게 0∼350g, 동일권역 기준)에서 2900원으로 300원 인상하고, GS25도 다음 주 초 택배비 인상 폭과 시점을 공지할 계획이다. 다만, CJ대한통운이 아닌 편의점 자체 배송 차량을 이용한 CU의 ‘CU끼리 택배’나 GS25의 ‘반값 택배’는 요금 변동이 없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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