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8兆 퇴직연금 샅바싸움…보험 “원금보장 vs 금투 “수익내야”

입력 2021-05-2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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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1%’가입자 무관심 속 방치…선진국, 디폴트옵션 도입해 7% 수익

#.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 씨(38세)는 지난 10년 간 열심히 쌓아온 퇴직연금의 연 평균 수익률이 1%대라는 걸 알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렇다고 퇴직연금을 주식형 펀드와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기에는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고 말한다. 주식 투자 경험도 없을 뿐더러 퇴직연금을 관리할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에서 디폴트옵션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디폴트옵션으로 퇴직연금 수익률이 연 평균 7%대에 달한다고 들어서다. 디폴트옵션은 금융사가 정한 상품에 자동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따로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김 씨는 “하루빨리 디폴트옵션제도가 도입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국내 퇴직연금 규모가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자금이 원리금보장 상품에 묶여 연 1%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국내 가입자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퇴직연금을 금융투자업자가 알아서 운용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서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해외 선진국의 경우 연 평균 6~7%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국민 노후자금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258조2000억 원으로 전년 말(255조5000억 원)보다 3조 원(1.1%) 가량 증가했다. 지난 2019년 말(221조2000억 원)과 비교하면 16.7%나 증가했다. 퇴직연금 규모는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은 제도 유형별로 확정기여형(DC), 확정급여형(DB), 개인형퇴직연금(IRP)로 나눌 수 있다. 지난 2020년 기준 DB형에 153조9000억 원, DC형에 67조2000억 원, IRP에 34조4000억 원의 국민 노후 자금이 들어있다.

상품 유형별로 보면 예적금과 보험 등이 포함된 원리금 보장형과 펀드 등을 담은 실적배당형이 있다. 현재 80% 이상의 자금이 원리금보장형에 묶여서 1%대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월 기준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2.3%라는 점에서 1% 수익률은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퇴직연금이 1%대 수익률에서 방치되고 있는 것은 국내 가입자들이 퇴직연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2월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서 진행한 연금이해력 조사 결과 전국 30~59세 남녀 직장인의 연금이해력 평점은 100점 만점에 47.6점에 불과했다. 연금 운용과 연금 인출 단계에 대한 이해도가 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해결사로 등장한 게 ‘디폴트 옵션’이다.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따로 내리지 않더라도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운용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선정, 운용하는 제도다. 이미 디폴트옵션을 도입한 미국과 호주는 연 평균 퇴직연금 수익률이 7~9%(2013~2019년)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제도 도입에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형을 포함하는 문제를 두고 보험, 은행 업계와 금융투자업계 간 치열한 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보험, 은행업계는 디폴트옵션에도 원리금보장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금융투자업계는 그렇게 되면 디폴트옵션 도입의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는 여야간 대립으로 이어지면서 디폴트옵션제도 도입을 위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근퇴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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