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원석과 보석

입력 2021-05-17 05:00

박병립 정치경제부 부장대우

견실한 중견기업은 대기업 못지않은 환경, 성과 등을 자랑한다. 하지만 일부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성장 혹은 분류되는 것을 꺼린다. 정부 지원 등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중견기업이 되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소기업들도 알 것이다.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선 경쟁력을 보유하고 중견기업의 그룹으로 올라서야 한다는 것을. 우리나라 중견기업 수는 약 0.7%로 1%도 안 된다. 하지만 국내 총매출의 약 16%, 고용의 14%, 수출의 17%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월드클래스 시즌2 출범식이 열렸다. 2011년 시작한 월드클래스 사업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중 발전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지원해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300여 개 기업에 금융, 수출, 경영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그 결과 중소기업 176개 중 64개(36%)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3곳 중 1곳이 중견기업으로 도약한 것으로 중소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은 자신이 지닌 경쟁력이란 칼을 더 예리하게 갈아서 국내는 물론 세계 무대로 나아가고 있다.

월드클래스 사업에 참여한 기업의 상장 비중은 58.1%로 전체 중견은 17.9%보다 높다. 이들 기업의 시가 총액은 매년 평균 6.2%로 크게 증가했다. 코스피 지수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3% 상승한 점과 비교할 때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산업적, 국민경제적 측면에서도 성과를 냈다. 일자리 5만 개를 창출했고, 세계 일류상품 기업 78곳을 육성했다.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일부 기업은 국가 전략산업의 핵심으로 성장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도 했다.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출범식을 열고 시즌 2에 돌입했다. 9135억 원을 투입해 잠재력을 지닌 기업 200곳 정도를 선발해 이들을 세계일류상품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단 계획이다. 우선 19개 기업을 월드클래스로 선정했다. 앞으로 시즌2를 통해 2030년까지 일자리 7만 개, 세계일류상품 기업 120개사를 추가로 만들겠단 계획이다.

특히 참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월드클래스 셰르파 지원기관에 경영·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관을 새로 추가하고, 금융, 수출, 지식재산권 컨설팅, 기업지원 등을 지원하는 기관도 추가했다. 이처럼 우군이 많아졌단 점은 시즌2가 더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울러 1단계 사업이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개별 기업 육성 지원에 무게 중심을 뒀다면 2단계 사업에서는 월드클래스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산·학·연 혁신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혼자 가는 것보다 함께 가는 것이 더 멀리 갈 수 있기 때문에 혁신생태계 조성에 방점을 둔 것이다. ESG 지원 기관을 신규 추가한 이유도 궤를 같이한다. 전 세계가 ESG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우리 후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는 필수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월드클래스 기업이 매출·고용 등 성과뿐만 아니라 경영시스템의 선진화, 친환경 도입 등 비재무적 성과를 관리해 ESG 모범기업으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성공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보석이 되기 전 원석도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이를 갈고 다듬으면 그 가치가 훨씬 높아진다. 원석도 다듬고 갈아야 보석이 되듯 산업부의 월드클래스 시즌 2를 통해 많은 보석이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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