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상에 감춰진 '비밀'…전장석 첫 시집 '서울, 딜쿠샤'

입력 2021-05-05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 서울, 딜쿠샤/ 전장석 지음/ 상상인 펴냄/ 1만 원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평범한 이들 모두가 시인에겐 저마다의 서사를 품은 등장인물로 다가와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엔 시인이 시를 쓰기 위해 서울 시내 곳곳을 누볐던 흔적이 드러난다. 책에 담긴 시 68편은 모두 서울의 구체적인 지명과 장소를 소재로 한다. '만리동 책방 만유인력', '대림동 중앙시장 돌아보기', '아현역 나빌레라'이 그렇다. '낙원삘딍', '밖오시', '산수갑산' 등 실제 가보지 않고는 쓸 수 없는 시어들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온종일 쇠망치를 두드리다 금호동의 고깃집 테이블에 둘러앉아 피로를 녹이는 철공소 인부들, 대림동 중앙시장 좌판 뒤에 쪼그리고 앉은 나이 든 상인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따뜻하기만 하다. 시집의 해설을 쓴 장이지 시인은 전 시인에 대해 "그는 서울을 본다. 서울을 읽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한다"고 했다.

시인은 세상의 이면에 감추어진 '비밀'을 찾아내려고 한다. 그것은 세속적인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은 아닐지 모르는데, 이 시에서 시적 화자는 함경도식 순대의 맛의 비밀을 탐색한다​.

서울 곳곳을 발로 뛰어다니며 쓴 시라고 하면, 서울의 랜드마크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시인의 관심사는 '골목'이다. '신설동 골목', '흑석동 비사' 등 그의 시에는 유난히 '골목'이 많이 등장한다.

시인은 화려한 조명이 밝게 빛나는 그럴듯한 도심에 서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누추한 골목과 가난한 산동네, 비만 오면 아직도 진창이 되는 샛길에 서울이 있다고 말하려 한다. 그렇게 세속적인 기준에서 성공했다고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서 삶의 위의(威儀)를 발견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단독 ‘애플 동맹 차질없게'⋯ 삼성, 美 오스틴 공장 현대화 착수
  • 코스피 4000 돌파…정치권 K디스카운트 저주 풀었다 [증시 붐업 플랜]
  • 마포 '성산시영'부터 성수·노원까지…강북 정비사업 탄력
  • ‘먹는 위고비’ 시대 개막…K바이오도 맹추격
  • "올겨울 들어 가장 춥다"…영하권 한파, 주말 이어진다
  • 또 해 넘기는 티빙-웨이브 결합…토종 OTT 생존 골든타임 ‘위기’
  • [AI 코인패밀리 만평] 신종 달러 뜯기 방법...대성공~!
  • 보안·노동·조세 총망라...쿠팡, 신뢰회복 벼랑 끝 시험대
  • 오늘의 상승종목

  • 12.26 09:26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8,452,000
    • -0.71%
    • 이더리움
    • 4,285,000
    • -1.4%
    • 비트코인 캐시
    • 869,500
    • +3.45%
    • 리플
    • 2,704
    • -1.67%
    • 솔라나
    • 176,800
    • -2.1%
    • 에이다
    • 507
    • -3.43%
    • 트론
    • 411
    • -0.72%
    • 스텔라루멘
    • 308
    • -1.91%
    • 비트코인에스브이
    • 26,630
    • -3.79%
    • 체인링크
    • 17,840
    • -1.49%
    • 샌드박스
    • 164
    • -1.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