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 존립 근거 없어…폐지해야"

입력 2021-04-27 11:00

"대기업집단,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줄어"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7일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도 도입 근거로 제시됐던 '경제력 집중 억제'의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과도한 규제가 기업이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장애가 된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정부는 1986년 상위 대기업그룹으로 경제력이 집중되는 상황을 억제한다는 이유로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를 도입했다.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대기업집단을 지정하고 출자총액 제한, 상호출자 금지 등의 규제를 도입한 것이다.

전경련은 대기업집단 지정제도가 과거 국내 경제가 폐쇄경제일 때 만들어진 제도라면서 개방경제로 바뀐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장 개방도는 1980년대 65.6%에서 2010년대 91.5%로 상승했다.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가 57개국에 이른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외국기업이 언제든 국내 시장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시장 독점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대기업도 해외시장을 상대로 활동한 지 오래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상위 10대 기업은 전체 매출 가운데 63.8%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대기업집단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30대 그룹 매출이 우리나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7.4%에서 2019년 30.4%로 줄었다. 같은 기간 10대 그룹 매출 비중도 28.8%에서 24.6%로 떨어졌다.

전경련은 수출을 제외한 매출 비중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 대기업집단이 갖는 영향력을 계산하려면 수출을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자산 10조 원 이상 그룹의 매출집중도는 2019년 24.3%로 6.1%포인트 더 낮다.

전경련은 현재 대기업집단이 과도한 규제와 처벌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기업집단 중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 원 이상)은 최대 141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10조 원 이상)은 최대 188개의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경련은 과도한 규제가 신사업 발굴을 위한 벤처기업ㆍ유망 중소기업 인수ㆍ합병 등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 대기업으로 분류돼 각종 지원제도 혜택을 받지 못한다. 쿠팡이 최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경련 주장이다.

전경련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 때문에 글로벌 경쟁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기업집단 규제를 사실상 폐지했던 일본 사례를 언급하며 대기업집단 지정 제도 폐지 주장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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