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민간 가상화폐 부상에 CBDC로 맞서기 시작

입력 2021-04-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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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1-04-2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전 세계 중앙은행 60%가 실증실험
바하마 등 개도국 통화주권 회복 기회 간주
중국, 세계 주요국 중 첫 도입
영국, 브리트코인 검토 착수…미국·일본·유럽 등도 개발 진행 중

▲중국 쑤저우의 한 백화점 매장에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쑤저우/신화뉴시스
▲중국 쑤저우의 한 백화점 매장에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쑤저우/신화뉴시스

세계 각국이 민간 가상화폐 부상에 본격적인 맞대응을 시작했다. 미국 금융 전문매체 배런스는 최근 중앙은행들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매력을 무디게 하고자 자신들만의 디지털 화폐, 즉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런스는 “가상화폐의 급격한 발전은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에 가장 큰 도전”이라며 “외환위기 시 각국의 자본통제를 저해하는 등 통화체제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을 상실케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대로 CBDC도 가상화폐 매력을 어느 정도 떨어뜨릴 수 있다”며 “24시간 내내 즉시 결제가 가능하고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한다. 시중은행이나 다른 중개업자의 존재가 필요 없어 거래 비용도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돈세탁과 탈세 등을 막는 효과도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65개국 중앙은행 중 60%가 이미 CBDC 실험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3년 안에 CBDC 발행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와 지역은 인구 기준으로 전 세계의 5분의 1에 달할 전망이다.

의외로 CBDC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은 개발도상국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라이스워터하우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CBDC 개발 성숙도 순위에서 바하마와 캄보디아가 중국을 제치고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바하마는 이미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CBDC인 ‘샌드달러’를 주민 전체가 쓸 수 있도록 했다.

캄보디아도 같은 달 ‘바콘’으로 불리는 CBDC를 상용화했다. 사용자가 앱을 다운로드하면 매장에서 전화번호와 QR코드 등으로 결제할 수 있다. 캄보디아는 국민의 70~80%가 은행 계좌가 없는 반면 휴대폰 보급률은 150%에 달한다. 은행 지점이 없는 농촌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바콘으로 송금이 가능하다. 또 캄보디아는 예금의 80% 이상이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다. 캄보디아는 CBDC를 통해 통화 주권 회복도 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개발도상국과 신흥국들이 CBDC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다.

중국은 아직 실험 단계여서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역시 CBDC 개발 경쟁에 불을 붙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이 세계 주요국 중에서 가장 먼저 CBDC를 도입하면서 레이스에서 앞서 나가자 서구권 국가들도 더는 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세계 금융 중심국인 영국은 19일 CBDC 개발을 탐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CBDC의 가능성에 관한 예비적 작업을 연계하기 위해 영국 재무부와 영란은행(BOE)이 새로운 TF를 출범한다”며 자신의 트윗에 “브리트코인(Britcoin)”이라는 말을 남겼다.

미국 역시 현재까지 디지털 통화와 관련해 서두르지 않겠다면서도 이미 관련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연준이 디지털 달러와 관련한 대규모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파월 의장은 CBDC와 관련해서는 효율성을 높이고 더 포괄적인 결제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며 긍정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과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오는 7월 CBDC에 대한 공동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이달 초 디지털 엔화 실증실험에 착수했다. 1단계로 컴퓨터 시스템에서 실험 환경을 만들어 송금과 유통 등 기본적인 기능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다.

유럽중앙은행(ECB)도 현재 디지털 유로를 검토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럽연합(EU)이 승인하면 4~5년 후 디지털 유로를 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아직 CBDC를 발행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또 도입하더라도 최소 5년 내지 7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한은은 2018년 1월 ‘가상통화 및 CBDC 공동연구 TF’ 출범을 시작으로 CBDC 연구를 본격화했다. 현재는 연구목적 차원에서 기술적·법률적 부문을 검토 중이다.

기술적 부문에선 작년 3월 1단계를 시작으로 현재 파일럿(pilot) 시스템을 구축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3단계에 와 있다. 이같은 테스트는 내년 상반기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한은은 실행 직전 단계를 의미하는 파일럿이란 용어 대신 최근 모의실험으로 그 명칭을 변경했다.

법률적 측면에선 작년 6월 법률자문단을 출범한 이래 올해 1월 ‘CBDC 관련 법적 이슈 및 법령 제·개정 방향’이라는 연구용역보고서를 내놓은 것으로 일단락했다. 실제 법 제·개정까진 가야 할 길이 멀다.

윤성관 한은 디지털화폐연구팀장은 “기술적 부문의 시스템 구축이 끝나더라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 등 문제로 2~3년을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라가르드 ECB 총재는 5년, 스웨덴은 7년이 걸릴 것으로 보는 등 실제 도입하더라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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