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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문 닫는 일만"...생존 기로에 선 전문사모운용사

입력 2021-04-08 15:36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금융감독원의 옵티머스 펀드 원금 100% 반환 결정이 전문사모운용사 생존 문제로 번졌다. 이미 사모펀드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이번 금감원 결정으로 판매사, 수탁사에서 전문사모운용사와는 아예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추고 있어서다.

◇'옵티머스펀드' 불똥 튄 전문사모운용사 = 금감원은 지난 5일 열린 분쟁조종위원회에서 옵티머스 펀드에 대해 전액 반환이 가능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했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돌려줘야 한다고 결론냈다. 앞서 환매 중단된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서도 100% 배상을 결정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금감원이 판단 근거로 내세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다. 당초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만큼 중요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계약을 취소하도록 한 민법 조항이다. NH투자증권이 운용사의 허위 투자제안서를 투자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해 '착오'를 유발했으니 계약을 해지하고, 원금을 돌려주라는 취지다.

금감원의 이번 결정으로 전문사모운용사들은 날벼락을 또 맞았다는 분위기다. 통상 전문사모운용사에서 사모펀드를 설정하면, 판매사에 상품 설명서를 전달하고 고객에게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판매사가 '거절'을 기본 입장으로 두면서, 대다수 전문사모운용사들이 폐업 위기에 처했다는 설명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판매사에 100% 원금 배상을 결정한 것을 두고 중소형 전문사모운용사는 모두 문닫으라는 신호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며 "이미 수탁사, 판매사에서 사모펀드를 받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펀드를 만들고 판매하라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번 선례를 남기면서 향후 자본시장에 나타날 후폭풍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며 "증권사 CEO 징계까지 엮다보니 증권사에서 '알아서 배상하라'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으며, 조정안만 빠르게 내려는 것 같다"고도 꼬집었다.

판매사도 기준없이 금융당국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판매사도 펀드를 팔아서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인데, 우선 리스트를 올리면 상부에서 '지금은 보류하자'고 회신이 온다"며 "사모펀드 중 비상장주식을 담으면 아예 받지 않고, 공모주 펀드 정도만 맡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눈치보는 증권사ㆍ운용사...금융당국 "옥석 가리기 필요"= 지난 2019년 독일국채연계 파생상품(DLF),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등이 줄줄이 터지며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진 건 사실이다. 매년 사모펀드 신규 설정금액도 급감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9년 102조 원까지 규모를 키웠다가 지난해 58조 원을 기록해 절반 가까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사모펀드 전수조사, 선제적인 감독 강화 방안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달 사모펀드 제도 개선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사모펀드의 판매·운용 전반에 걸쳐 판매사·수탁기관 등에서 투자자 보호체계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는 건 사고 발행 이후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장감시 강화에 따라 나타나는 과도기로 보고 있다"며 "판매사들도 각성하는 입장에서 심사를 강화하는 것이며, 전문사모운용사들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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