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차 가로막았다며 '알루미늄 파이프' 꺼낸 운전자…대법 "특수협박"

입력 2021-03-24 06:00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을 가로막았다는 이유로 알루미늄 파이프를 바닥에 끌며 위협한 운전자가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은 특수협박 혐의를 유죄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특수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피해자가 운전하는 차량이 자신의 차량을 가로막았다는 이유로 약 90cm 길이의 알루미늄 파이프로 위협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파이프를 바닥에 끌고 피해자들에게 다가가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 같은 태도를 취했다.

A 씨는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혈중알코올농도 0.176%의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4회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고 특히 음주운전 등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불과 6개월 만에 또다시 음주운전을 했으며 위험한 물건으로 상대방 운전자를 협박했다”며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A 씨의 행위는 단순한 감정적인 욕설이나 일시적 분노의 표시에 불과해 협박행위나 협박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수협박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가 알루미늄 파이프를 들어 올리거나 휘두르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법정에서 “무섭지는 않았고 당황스럽고 놀라운 정도”라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피해자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소지한 파이프는 사람의 생명·신체에 해를 가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고, 피해자들은 차량을 후진하거나 뒷걸음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피해자들에게 위해를 가할 의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해악을 고지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은 있었다고 보이므로 협박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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